카트리나 대처미흡. 흑인 빈곤문제 질타
지난 1월 사임한 콜린 파월(68)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WMD) 존재를 주장한 이라크 전쟁 전 유엔 연설이 자신의 경력에 큰 오점이며 고통스럽다고 털어놨다.또 연방과 지방정부 모두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으며 이번 재해로 미국 흑인의 빈곤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파월 전장관은 9일 밤 ABC방송 앵커 바버라 월터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사담 후세인이 WMD를 가졌으며 시급한 위협이라고 단언한 자신의 연설 내용이 나중에 틀린 것으로 판명나자 "끔찍했다"고 말했다고 8일 ABC인터넷판이 보도했다.
그는 그 연설로 자신의 평판이 더럽혀졌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물론 그렇다. 그건 오점이다. 나는 전세계 앞에 미국을 대표한 사람이며 이는 언제나 내 경력의 일부분이 될 것이다. 고통스러웠고 지금도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연설전 닷새간 숙고를 거듭한 정보를 잘못 제공한 조지 테닛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비난하지는 않고 정보시스템의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파월 장관은 "정보기관 종사자들 중 일부는 당시 정보소식통이 적절치못하고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말을 안했다. 그 때문에 내가 철저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파월 전장관은 또 자신은 후세인 정권이 전복돼 기쁘지만 후세인과 9.11테러가관련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결국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 개전을 도왔다며 "나는 항상 내키지 않아하는 무관이었지만 (부시)대통령이 이라크 정권이 갖가지 유엔 결의안들을 위반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결정했을 때 나는 무력 사용권을 가진 채 그와 함께 있었다" 고 말했다.
파월 전장관은 최근 댈러스의 카트리나 대피시설을 둘러봤다며 "지역과 주정부, 연방정부 차원에서 많은 실책들이 있었다고 본다. 뉴올리언스에 대한 위험 경고는 충분히 많았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늑장 지원 등과 관련해서는 "이는 인종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문제인 것 같다"며 "제대로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신용카드가 없는 사람들이다. 뉴올리언스 10가구중 1가구만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는 인종 문제가 아니다. 이 나라에서 가난이 흑인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이 가난해서 일어난 일이다"라고 그는 풀이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파월의 부인 알마(43) 여사도 함께 했다.
한편 지난달 20일에는 파월 전장관의 수석 보좌관이던 로런스 윌커슨 대령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파월 전장관의 유엔 연설이 자신의 생애 최악의 날이었다고 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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