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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17 13:09 수정 : 2005.09.17 13:09

작년 11월 사슴 사냥을 하던 백인 8명에게 총격을 가해 그 중 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라오스계 미국 이민자 차이 뱅(36)이 유죄 평결을 받았다.

16일(현지 시간) 위스콘신주 헤이워드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뱅에게 적용된 6건의 1급 살인 혐의는 물론 나머지 2명을 부상케 한 혐의에 대해서도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생존자 2명은 작년 11월21일 위스콘신주 북서부 삼림 지대에서 사냥을 하던 중 사유지를 침범한 라오스 멍족 이민자인 뱅에게 이를 항의하자 뱅이 자신들을 향해 총을 쐈으며 자신들이 먼저 총을 쏘지는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뱅의 변호사측은 백인들이 인종 모독적인 언사를 한 뒤 먼저 총을 쐈고 뱅은 정당방위 차원에서 대응 사격을 한 것이라고 상반되게 주장, 미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날도 평결에 앞서 검찰은 "이번 사건은 정당방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모욕당했다고 믿은 한 개인에 관한 것이며 범행 동기는 '분노'"라고 주장했고 피고측 변호인은 생존자 2명이 위증했다고 비난하는 등 양측이 팽팽한 설전을 벌였다.

여성 8명, 남성 4명의 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3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뱅이 유죄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뱅의 친지들은 "배심원 가운데 멍족은 고사하고 소수인종이 한 명도 없이 모두 백인 미국인이었다"며 배심원 구성에 불만을 표시했다.

위스콘신주는 사형 제도를 채택하지 않고 있어 유죄 확정으로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출신에 7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뱅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됐다.

라오스계 멍족 이민자들은 미국 이민사 가운데 특이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 멍족은 1960년대 라오스 내전 당시 미국에 의해 공산주의자들과의 전투에 동원돼 1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미국이 라오스에서 철수하고 1975년 공산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들에 대한 특별 이민 프로그램이 실시됐으며 현재 18만명에 이르는 미국내 라오스계 이민자들은 대부분 위스콘신과 미네소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고 있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 (시카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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