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20 18:50
수정 : 2005.09.20 18:50
|
부모와 함께 사는 비율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대개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서구적인 부모 자식 관계의 보편적인 현상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학 졸업 후에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생활 형편이 어려운 젊은이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들은 ‘부메랑 키즈’로 불린다.
캐나다에선 부모와 함께 사는 25~29살 자녀의 비율이 1981년 11.8%에서 2001년 23.7%로 2배나 높아졌다. 미국에서도 부모와 함께 사는 18~34살 자녀의 비율이 2000년 현재 25%에 이른다.
그러나 부모 자식 간의 뒤늦은 동거는 양쪽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최근 출간된 엘리나 퍼먼의 책 <부메랑 국가>는 이런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자녀 양육에 2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인생의 황금기인 노년을 즐기려는 순간 성인이 되어 부모의 그늘로 되돌아온 자녀를 보는 부모들의 심정은 복잡하다. 다시금 자신의 인생을 자식 뒷바라지에 희생해야 한다는 상실감은 물론 자녀를 잘 기르지 못했다는 좌절감까지 든다.
자녀들도 마찬가지다. 독립적 존재로 삶을 시작해야 할 나이에 다시 부모의 도움을 받게 된 자녀는 열등감에 시달리고 스스로를 평가절하한다. 실업이라는 사회적 문제와 이에 대한 대책의 미비가 가족 관계를 당사자들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30년 이상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30년 이상 자녀 뒷바라지를 할 준비가 돼 있는가?”그러나 이 질문에 답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30년 이상 희생을 하기로 결심해도 점점 앞당겨지는 퇴직 연령으로 이를 실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토론토/양선영 통신원
sunyoung.yang@utoronto.ca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