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키즈섬 주민 8만 소개령..뉴올리언스 초긴장 부시 5번째 재해지역 방문..'늑장대응 비난여론 의식'
미국 남동부 해안에서 세력을 확장중인 열대성 폭풍 '리타'가 19일(현지시간) 중 1등급 허리케인으로 격상돼 플로리다주 키즈섬 일대로 접근할 것으로 보여 카트리나에 이은 제2의 피해가 우려된다. 현재 풍향대로라면 리타는 플로리다와 루이지애나주 등 카트리나 피해지역과 텍사스주를 강타할 가능성이 높아 연방정부와 주정부에 초비상이 걸렸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플로리다 동남쪽 키즈섬 100마일 지점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리타는 현재 최대 풍속이 허리케인급에서 4mph가 모자란 시속 70마일(113㎞)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날 오후 늦게 허리케인으로 격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NHC는 또 "리타는 현재 15mph의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는 중이어서 이날 정오쯤 플로리다 남부 키즈섬 인근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리타가 멕시코만 일대에 도달할 때쯤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현재 플로리다주 키즈섬에는 강한 돌풍이 불고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 당국은 키즈섬 주민과 관광객 8만여명에 대한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마이애미-데이드 시장인 카를로스 알바레즈는 "열대성 폭우인 리타가 심각한 위협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리타를 가볍게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민들의 경각심을 촉구했고,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도 "이번 폭풍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리타는 금주말께 멕시코만으로 들어와 텍사스주나 멕시코 부근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지난번 카트리나 때처럼 진로를 북쪽으로 틀어 재해지역인 루이지애나 등지를 또다시 강타할 가능성도 있다고 기상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와 관련,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 폭풍이 뉴올리언스에 홍수사태를 야기할 것이란 깊은 우려가 있다"며 "리타가 재해지역을 다시 덮칠 경우 복구공사 중인 뉴올리언스의 둑이 다시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시시피주 걸프 포트를 방문, 지방정부 및 업계 지도자들과 대책회의를 열고 현장 복구활동에 관한 보고도 받을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카트리나가 이 지역을 강타한 후 5번째가 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뉴올리언스를 방문한 뒤 오는 23,24일 카트리나 이재민들이 대거 수용돼 있는 앨라배마와 텍사스, 아칸소주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또한 카트리나 엄습 이후 3주만에 일부 시민들의 복귀를 허용, 연방정부와 마찰을 빚었던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이날 리타의 접근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이미 시내로 들어온 시민들에게 다시 대피하도록 권유하는 한편, 시내로 진입중인 이재민들에게는 진입불허 방침을 밝혔다. 한편 카트리나 여파에서 가까스로 벗어나려던 석유회사들도 멕시코만의 석유시설들을 다시 폐쇄하기 시작했으며, 리타가 텍사스주를 강타할 경우 석유산업에 엄청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원유 가격은 리타가 원유시설이 집중돼 있는 멕시코만 동부지역과는 멀리 떨어진 곳을 지나갈 것이라는 일부 예보가 나오면서 뉴욕 시장에서 배럴당 1.8센트 하락했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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