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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주민들이 허리케인 리타를 피해 대피하면서 식료품들을 몽땅 사버려, 상점 선반 대부분이 비었다. 휴스턴/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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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루이지애나 서부 타격 막대할듯
허리케인 리타가 미국 텍사스 해안에 접근하면서 22일(현지시각) 200여만명이 일시에 피난길에 나서 휴스턴과 동부 해안지역 고속도로가 완전히 막히고 휘발유가 동이 나는 등 최악의 혼란을 겪었다. 피난민들을 가득 태운 버스가 원인 모를 화염에 휩싸이면서 20명이 숨지는 참사도 발생했다. 리타의 세력은 최고등급인 5등급에서 4등급으로 한 단계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강풍과 호우를 동반하고 있다. 카트리나가 할퀴고 간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엔 호우가 쏟아지기 시작해, 다시 침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세력 4등급으로 한단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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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는 지역에 따라 63㎝ 이상의 폭우를 쏟아부을 수 있고,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일대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시엔엔> 기상전문가 재키 제러스는 경고했다. 한 해에 4등급짜리 허리케인 2개가 미국 본토에 상륙한 것은 1915년 이후 처음이다. 차량행렬 160km ‘꼬리’ 지옥 같은 피난행렬 = 텍사스 휴스턴과 루이지애나 서부지역에서 이날 하루에만 최대 250만명이 피난행렬에 나서 고속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뉴욕타임스>는 “차량이 160㎞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며 “시와 주정부는 대피명령이 오히려 이런 ‘죽음의 함정’을 만들 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고 보도했다. <에이피통신>은 “휴스턴에서 피난길에 나선 주디 앤더슨은 70㎞를 가는 데 12시간이나 걸렸다”며 “고속도로 주변의 휘발유가 동나 주정부가 국방부에 휘발유 비상공급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시엔엔>은 “고속도로 주변엔 극심한 정체에 묶여 휘발유가 떨어진 차량들이 즐비하게 서 있으며, 일부 시민들은 휘발유를 아끼려 차량을 밀고 가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극심한 정체에 지쳐 차를 집으로 돌리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고 <에이피통신>은 전했다. 뉴올리언스 다시 침수 우려 뉴올리언스 폭우 우려 = 리타의 영향권에 들어선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 지역은 이날 오후 첫 빗방울이 떨어졌다. 레이 네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현재로선 가장 우려하는 폭풍우가 닥칠 확률이 50∼60%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올리언스엔 7.6~12.7㎝의 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정도만으로도 물이 빠진 지역이 다시 침수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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