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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공위성으로 찍은 리타의 적외선 이미지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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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 둑균열 재침수…휴스턴등 50만가구 정전
해안상륙후 3→2→1등급 세력약화…“대피주민 복귀말라”
3등급의 허리케인 리타가 24일 새벽(한국시간 24일 저녁) 미국 남부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 경계부근 해안지역을 강타, 이 지역에 강풍과 함께 엄청난 양의 비를 뿌리고 있다고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가 24일 밝혔다.
리타의 눈이 강타한 지점은 텍사스주 서빈 패스 바로 동쪽 지점이었고, 리타는 상륙 이후 3등급에서 2등급, 1등급으로 세력이 점차 약화됐지만 아직도 강풍이 텍사스주 자스퍼와 보몬트 지역을 엄습하고 있다.
또 주변 해역에는 6m에 이르는 높은 파도와 함께 최고 640㎜의 폭우가 내리고있고, 특히 리타가 25,26일 이 지역에 계속 머물며 10-15인치(25,4-38.1㎝)의 많은 비를 뿌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보돼 카트리나 당시와 같은 폭풍해일 피해가 우려된다.
허리케인 3등급은 최대풍속이 시속 111-130마일(178-208㎞)이고, 2등급은 시속 96-110마일(157-176㎞)로 분류되는 강풍이다.
◇ "루이지애나주 폭풍해일 피해 우려" = 데이브 로버츠 NHC 기상예보관은 "이제 큰 문제는 폭풍해일이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지난번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대재앙을 입은 지역과 가까운 곳이 또다시 침수돼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미 카트리나로 큰 재앙을 입었던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는 리타의 영향으로 둑이 다시 무너져 일부 지역이 침수됐고, 텍사스주까지 연결돼 있는 카메론 패리쉬에 큰 재난이 우려된다.
이와 관련, 기상예보관들은 루이지애나주 남서부 일대 등에 20-100피트(6-30m) 의 폭풍해일이 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맥스 메이필드 국립허리케인센터 소장은 "리타의 눈이 해안지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물이 더이상 불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면서 "리타의 거센 바람이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물이 빠지지 않을 것이며 오늘 오후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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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리타’지나간 후 한적한 휴스턴의 중심가를 한 사내가 걷고 있다.(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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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시, 카트리나 대응 진두지휘 = 카트리나 내습 당시 늑장 대처로 비난을 샀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로 건너가 오스틴의 비상대책본부를 방문할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은 현재 콜로라도주 공군기지에서 피해상황을 체크하고 비상대책팀을 지휘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며 `리타 대응'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비상대책본부에서 `리타 보고'를 받은 뒤 "대피한 주민들이 성급하게 고향집으로 돌아오려 해선 안된다"면서 "비상대피령을 준수해주길 바란다"며 주민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당초 부시 대통령은 전날 텍사스주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폭풍 위력이 너무 강해 이를 취소했었다.
◇ `레이크 찰스' 피해 심각 = 리타의 상륙당시 최고 풍속은 시속 193㎞ 3등급 이었고, 당초 시속 282㎞에 달하던 5등급일 때보다 세력이 많이 약화됐다.
리타는 그후 내륙 방향으로 서서히 북진하면서 2등급, 1등급으로 위력이 많이 약해졌다.
그러나 현재 루이지애나주 레이크 찰스에는 시간당 75∼100㎜의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고 최고 635㎜의 폭우가 예상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
또한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표류하면서 두개 주에 걸친 교각 10개와 충돌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 환경오염 우려 확산 = 리타는 그러나 석유정제소가 밀집한 휴스턴, 보몬트, 포트 아서, 레이크 찰스 등 텍사스주에서 루이지애나주에 이르는 정제시설 및 석유화학 공장지대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돼 휘발유 가격 상승과 유독물질 유출에 따른 환경오염도 우려된다.
앞서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바람에 휴스턴 일대 도로는 거의 마비되고 기름이 떨어진 자동차들이 곳곳에 멈춰서 교통체계가 뒤죽박죽되는 등 교통대란이 빚어졌으며, 대피를 중도에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주민들도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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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주민들이 허리케인 리타를 피해 대피하면서 식료품들을 몽땅 사버려, 상점 선반 대부분이 비었다. 휴스턴/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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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 300만 대피, 보험료 청구액 180억달러 = 현지 언론들은 "최대 300만명의 주민들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졌다"면서 "보험회사들은 최대 180억달러의 보험료 청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원유 산업의 중심지인 휴스턴은 현재 강한 바람과 간헐적인 폭우가 몰아치고 있으나 아직 리타의 직접적인 피해는 입지 않은 상태이다.
◇ 휴스턴 시장 "아직 희생자 보고없다" = 텍사스 주정부 고위관리들은 일부 주민들이 대피생활에 따른 불편 때문에 조기 귀환하려할 가능성에 대비, "위험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아직 고향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촉구했다.
휴스턴 시장실은 리타 강타에 따른 희생자 발생 여부와 관련, "아직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 갤버스턴 대형화재 발생 = 텍사스주 해안도시 갤버스턴에서는 리타 상륙에 대비해 90%의 주민이 대피한 가운데 중심가에서 23일 밤 원인을 알 수 없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건물 3곳이 불타고 강풍에 불길이 사방으로 튀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포트 아서와 보몬트, 레이크 찰스에서는 강풍으로 가로수가 넘어지고 거리엔 각종 잔해들이 바람에 날리는 등 피해가 적지 않았다.
◇ 휴스턴 버스화재로 24명 사망 = 또 리타에 대비해 최대 300만명이 피난길에 오른 가운데 텍사스 휴스턴의 한 요양원 노인들을 실은 버스에서 불이나 24명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다.
아울러 텍사스주 휴스턴 시내의 약 67만 가구의 전력공급이 중단됐고, 아직도 휴스턴 등지에서 50만 가구 정도가 정전사태를 겪고 있으며, 이에 따른 주민들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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