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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유대인 명절 ‘하누카’ 리셉션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얘기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특별 성명을 통해 “미국은 대 쿠바 관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한 역사적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즉각 쿠바와의 외교관계 정상화 협상을 개시하라고 지시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1959년 1월 혁명을 통해 공산정부를 수립한 지 2년만인 1961년 1월, 미국은 쿠바와의 외교관계를 단절해 왔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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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카스트로 전화 통화, 관계 정상화 나서기로 최종 합의
양국에 수감됐던 스파이 석방·쿠바 경제 제재 일부 완화 취해
미국과 쿠바가 53년간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관계정상화에 나서기로 17일(현지시각) 전격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16일 전화통화를 통해 관계정상화에 나서기로 최종 합의했으며, 17일 각각 성명을 통해 이를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전국에 생중계된 연설에서 “수십년간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키는데 실패한 시대에 뒤진 접근법을 끝내고 두나라간 관계정상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변화를 통해 우리는 아메리카 대륙 국가 간에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며 “존 케리 국무장관으로 하여금 즉각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는 논의를 쿠바와 시작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두 나라가 외교관계 정상화에 나서는 것은 1961년 1월 이후 53년 만이다. 1959년 당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혁명을 공산화를 선언한 뒤 자국 내 미국 기업의 재산을 몰수하고 국영화하자 미국은 1961년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이듬해부터는 금수조치를 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지난 50년은 고립화가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쿠바에 실시해온 봉쇄정책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는 쿠바에 미국식 자유를 전파하려는 노력이 여전히 필요하다면서도 “우리가 지난 50여년간 해온 것을 똑같이 지속해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같은 시각 수도 아바나에서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우리는 두 나라 간의 몇몇 상호 관심사를 해결하는 데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은 쿠바 국민들의 존중과 인정을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 해결됐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우리나라에 심대한 손실을 초래한 경제·상업·금융 봉쇄 조처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 “이번에 만든 진전은 많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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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 5년여 수감됐다가 17일(현지시간) 전격 석방된 미국인 앨런 그로스(65, 가운데 카메라 쪽을 향하고 있는 사람)가 이날 미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패트릭 리히 연방 상원의원(민주·버몬트주) 보좌관 팀 리저와 포옹하고 있다. 왼쪽은 그로스 부인 주디, 오른쪽은 짐 맥거번 하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주). 미 국무부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하도급업체 직원이던 그로스는 2009년 12월3일 쿠바 아바나에서 현지 유대인 단체에 불법 인터넷 장비를 설치하려다 체포된 뒤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6년째 복역해왔다. (AP/질 저크먼 제공=연합뉴스) 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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