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쿠바 53년만에 관계 정상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0년 넘게 미국의 대표적인 적성국이던 쿠바와 관계 정상화에 합의함에 따라 대북정책에도 변화가 나타날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대선 후보 시절 “적들과도 단호하고 직접적인 대화를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거론한 대상은 북한·이란·쿠바 세 나라였다. 이 가운데 쿠바가 제일 먼저 관계 정상화의 문을 열었고, 이란과는 1년여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북한은 애초 오바마가 세 나라 중 맨처음 관계 개선을 시도해 2012년 2·29합의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 이 합의가 파기되면서 오바마의 북한에 대한 불신의 벽은 더 높아졌다. 물론 지난달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 3명을 석방한 이후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미묘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는 하다. 오바마가 특사로 정보기관 최고 책임자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을 직접 낙점해 북한에 보낸 사실은 그의 북한에 대한 관심이 읽히는 대목이다. 미국의 한반도정책을 총괄하는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16일 한 세미나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북-미 대화에 주저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도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긍정적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 다만,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를 몰아치고 있는 국면이어서 일종의 상황 관리용 발언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오바마 2008년 대선후보 시절북·이란·쿠바 꼽으며 “적들과 대화”
오바마 어제 연설서도
‘관여 통한 변화 추구’ 강조 쿠바는 핵·미사일 문제 없고
1990년대부터 인권 개선 노력…
북한은 몇차례 합의파기로 불신
의회내 대북강경파 많아 오바마 대통령이 17일 연설에서 “50여년간의 고립화가 작동하지 않았다”거나 “우리가 지난 50여년간 해온 것을 똑같이 지속해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면서, 관여를 통한 변화 추구를 강조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쿠바에 대해 언급한 말이긴 하지만, 북한에 적용해도 비슷한 결론이 내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복심으로 여겨지는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뉴욕 타임스>에 “그는 지금 곤란하고 오래된 문제들의 체크 리스트들을 보면서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한 점도 대북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예감케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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