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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발언’ 비판보도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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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셔먼 보도, 본인의도와 달라
지나친 확대해석 국익 도움 안돼”
‘한국입장은 제대로 전달하나’ 우려 언론과 여론이 ‘과거사 문제로 민족주의 감정을 자극하지 말라’는 셔먼 차관의 발언이 한·중 지도자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한 데 대해 이 관계자는 “본인이 그런 의도로 말하지 않았다면서 그렇게 해석하는 데 놀랐다고 하는데 본인을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는 게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셔먼 차관의 연설문 전문을 보면 그 문장이 하나 있었는데 꼭 그렇게 해석해야 하는지…”라며 “중국에서는 그런 기사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동맹국이니까 그 해석을 조금 더 프렌들리하게(우호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카터 장관이 미래를 보면서 우리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한 건 한국 지도자들도 똑같이 얘기해온 것”이라며 “한-미 간 안보문제에 책임있는 사람의 얘기를 사사건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서 문제 제기를 하면 본인한테 어떻게 느껴질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 6일 일본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의 희생자’로 표현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을 “긍정적 메시지”라고 평가한 데 대한 국내 언론의 비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셀 차관보는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잊어선 안 된다고 두차례나 거론한 뒤 인신매매 관련 얘기를 했다”며 “그건 아베 총리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뜨거운 가슴을 가져야 하지만 공직자가 됐건 언론인이 됐건 아니면 사회에 공론을 만드는 자리에 있는 분들은 뜨거운 가슴에 더해서 차가운 머리를 가지고 행동할 때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의 발언은 전반적으로 미국 관료들의 발언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면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는 미국 당국자들의 한-일 과거사 관련 발언의 실제 의도를 놓치고 제대로 비판하지 않게 되면 오히려 국익에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또 한-일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최근 미국의 일본 편들기가 점점 뚜렷해지는 상황 속에서 미국 쪽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채 우리의 입장을 미국 쪽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게 한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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