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대통령의 고향인 텍사스주 출신인 마이어스는 부시와는 텍사스 주지사 시절부터 개인 변호사 자격으로 많은 법률적, 정치적 조언을 하는 등 일찍부터 부시 사단의 '이너 서클' 멤버로 가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94년에는 텍사스 주지사에 당선된 부시 대통령의 정권인수위원회에도 고문자격으로 참여했다.
올해 60세로 미혼인 마이어스는 자그마한 체구지만 텍사스 주에서 다양한 법률적 경험을 쌓았고 맡은 일은 뿌리를 뽑을 때까지 밀어붙이는 강단있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텍사스주 복권위원회 위원장으로 봉직하면서 이 기구가 스캔들에 휘말렸을때 그녀의 명쾌하고도 근성있는 일처리 솜씨는 부시 대통령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부시 대통령은 그녀를 "체구는 작지만 한번 물면 끝까지 놓지 않는 투견"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뉴스 타임스가 이날 "마이어스를 대법관으로 임명한 것은 부시 대통령이 집권 2기를 맞아 요직에 '이너 서클' 멤버였던 핵심인사를 전진배치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한 것도 전혀 무리가 아니다.
댈러스 태생으로 남부 감리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주로 텍사스주에서 활동해 왔기 때문에 워싱턴 정가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편이다.
이 때문에 그녀의 성격이나 정치적 성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워싱턴으로 진출한 뒤 기자들과의 접촉은 거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어스가 워싱턴에 입성한 것은 불과 지난 2001년이었다. 대통령 보좌관으로서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각종 서류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맡다가 2003년 대통령 보좌관 및 비서실 부실장으로 승진됐다. 금년 2월엔 대통령 법률 특보를 맡았다가 이번주 백악관 법률 특보로 전보 발령됐다.
그러나 그녀는 지난 2001년 9.11 테러사건 이후 국가안보 및 군법 등에 대한 조언, 논란이 됐던 CIA(중앙정보국) 비밀요원 신분 누출 사건의 조사를 포함한 법률적 조사에 참여하는 등 광범위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지만 그녀의 친구들 말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인 캐런 휴즈 미 국무부 홍보담당 차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처럼 터프하고 직설적이며, 충성스러운 성격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이번주 성명을 통해 "마이어스는 직설적인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보좌관"이라며 "아울러 정확한 판단력과 통찰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한 것을 보면 미루어 짐작이 간다.
마이어스는 댈러스와 텍사스주 변호사협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방 법조계에서는 뚜렷한 족적을 남겼지만 판사 경험이 없어 그가 어떤 재판 성향을 보일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
그러나 지난 1992년 미국변호사협회에서 큰 논란이 됐던 낙태권 보호 지지결의안에 격렬하게 반대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경력이 있어 상원의 인준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함께 마이어스는 비록 1980년대의 일이긴 하지만 당시 테네시주 상원의원이었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을 비롯, 상당수 민주당 후보들에게 소액의 선거 캠페인 관련 기부를 한 것으로 나타나 부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층에게 적잖은 혼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망했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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