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택해 폭력적 군중이 맥아더 동상 쓰러뜨리려 해”
미 하원 외교위원회의 헨리 하이드 위원장은 최근 미 국무부에 한국 내 반미감정을 우려하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미 의회 관계자가 11일 밝혔다. 하이드 위원장은 지난 6일 카렌 휴즈 국무부 대외홍보담당 차관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 내에서 일고 있는 일련의 반미 운동과 여론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이 서한에서 "역사적 의미가 깊은 9.11을 택해 인천에서 폭력적인 군중들이 맥아더장군의 동상을 쓰러뜨리려 함으로써 한국 내 반미감정 문제에 대한 우려를 다시 품게 된다"고 지적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최근 한국 내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젊은이들이 북미간에 전쟁이 일어날 경우 북한 편에 설 것이라고 밝히고, 주한미군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과반수를 넘은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빙상선수 안톤 오노가 오심 판정과 관련해 살해위협을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개탄했다. 그는 1990년대에 예산 때문에 한국 내 미국문화원 세 곳을 폐쇄한 것이 우방이자 많은 군대를 파견한 한국 젊은이들의 마음과 감정을 파고들려는 미국의 노력을 크게 축소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주의와 자원 부족 때문에 한국을 잃을 순 없으며, 50년에 걸친 혈맹관계와 이미 지출한 자금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고 강조하고 "대통령과 라이스 장관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인 상황에서 한국 내 외교노력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이드 위원장을 비롯한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의원 5명은 지난달 15일엔 한국 내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논란과 관련, "철거를 위한 훼손행위가 계속될 것이라면 차라리 미국인들에게 동상을 양도해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노무현 대통령 앞으로 보낸 바 있다.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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