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프랑스 파리 동시다발 테러를 계기로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무차별적 증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 테러에 대해 한 발언을 담은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각)부터 이틀에 걸쳐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연 기자회견에서 “ISIL(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은 어떤 면에서도 무슬림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테러 이후 발흥하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무차별적인 증오를 경계했다. 그는 이어 “파리 테러를 이슬람의 견해와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며, 역효과를 낳는다”며 “이번 테러를 테러리스트의 소행이 아니라 무슬림의 소행으로 정의한다면 테러 단체의 모병(세력확장)을 부추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 백악관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이 7분짜리 연설 동영상은 하루 사이에 31만번 재생되고 4000회 가까이 공유되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외 많은 누리꾼들은 ‘무분별한 증오를 자제해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호소를 ‘개념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우면서 알카에다 등 소탕에 앞장선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로가기 : 백악관 페이스북 게시물 )
반면 연설에 등장하는 ‘ISIL’이라는 명칭을 두고 “이슬람 신자들만 사용하는 명칭”이라며 이슬람식 이름을 가지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글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번역 허핑턴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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