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검사 체니 조사중…워싱턴정가 파장 확산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누설 사건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이 사건의 피해자인 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 대리대사와 그의 부인이자 CIA의 비밀 요원이었던 밸러리 플레임이 조지 부시 대통령 등을 상대로 손배 소송을 낼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블룸버그가 17일 보도했다. '리크 게이트' 수사를 맡은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이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루이스 리비 부통령실 비서실장을 조사한데 이어 체니 부통령의 사건연루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조지 부시 대통령 휘하의 전.현직 관리들을 심문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백악관에서 게오르기 파르바노프 불가리아 대통령과 회담 후 가진 공동 회견에서 관련 측근들의 해임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현재 철저한 조사가 진행중이고 이번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해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 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미국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심복인 칼 로브와 루이스 리비 비서실장 등 2명이 기소되는 것으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 민주당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리크 게이트' 사건은 난관에 봉착한 해리엇 마이어스 미 대법관 지명자 인준 등과 맞물려 부시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리 리드 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부시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기밀을 흘렸다고 자인한 측근들 해임을 거부함으로써 스스로 `폭탄을 터뜨렸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윌슨 전 대사는 전날 한 인터뷰에서 '리크 게이트' 수사가 일단락되는 대로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 등을 상대로 플레임의 신분 폭로로 경력에 불이익을 당한데 대해 소송을 제기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리크 게이트'를 수사중인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오는 28일 대배심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건을 조기 종결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윌슨 전 대사 부부가 민사 소송을 제기할 경우 부시 대통령은 재임중 소송 사건의 피고로서 증언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 같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이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 1997년 폴라 존스 스캔들과 연루된 소송에서 대법원이 즉각 소송에 임하도록 만장일치의 결정을 내린 전례에 따른 것으로 당시 보수파들은 대법원의 결정을 크게 환영했었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특별검사측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심문 대상에 체니 부통령의 캐서린 마틴 공보실장과 제니퍼 밀러와이즈 전 여성대변인, 짐 윌킨슨 전 백악관 보좌관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한 증언을 거부해 85일간 구속됐다 최근 풀려나 연방대배심에서 증언을 한 주디스 밀러 뉴욕타임스 기자는 전날 뉴욕 타임스를 통해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체니 부통령이 자신의 비서실장인 리비가 이라크전을 비판해온 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 주재 대리대사에 대해 언급하고 행동한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심문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밀러 기자의 변호인은 "피츠제럴드 특별검사가 큰 사건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박노황 조복래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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