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전 국제결혼해 도미한 김예자씨 방한
통일부와 외교통상부 등 국내 정부 관료들이 미국을 방문할 때면 꼭 만나고 싶어하는 한반도.동북아시아 국제정치 전문가인 찰스 암스트롱(43) 컬럼비아대 교수. 그는 강경책을 선호하는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과는 달리 북.미간 협상을 통한 한반도 핵문제 해결 등 온건 방안을 강조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1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결혼여성 세계대회에 참가한 김예자(63.미국명 리아 암스트롱)씨는 바로 암스트롱 교수의 어머니이다. 김 씨는 18일 "장남인 찰스는 나의 영향 탓인지 유엔 본부에서 일하는 한국인 여성을 아내로 맞았고, 연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2년 간 배웠으며 손녀를 한국에서 출생시킬 정도로 한국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한반도 문제를 온건하게 보도록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경북여고 시절 이화여대 영문과 입학준비를 위해 미국인 교사(남편)에게 영어를 배웠던 김씨는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1기로 입학해 공부하다 1964년 미국에 건너갔다.미국 워싱턴주 타코마 소재 패시픽 루서런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푸젯사운드대에서 국제 사업경영과서 석사 과정을 밟은 그는 보잉 컴퓨터 서비스사에서 10년 간 근무했다. 김 씨는 1976년부터 재미대한부인회 회장을 비롯해 이사장 등 18년 6개월을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했다. 1994년 부인회를 떠나 간병서비스회사를 설립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직원 2명으로 시작한 암스트롱 홈인케어사는 현재 본사와 11개 지사에 1천700여 명이 근무하는 회사로 성장했고, 매출액도 2천700만달러에 달해 워싱턴 주 최대의 간병서비스사로 발돋움했다. 재택 간병서비스란 노약자, 신체장애자 및 사고나 질환에서 회복 중인 사람들의 가정에 간병인들을 보내 일상에 필요한 서비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리아암스트롱 장학재단(LASCO)을 설립해 매년 10명 정도의 학생에 각각 1천달러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그는 "국제결혼 여성을 차별하던 지난 시기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은 많이 달라진 모습"이라며 "세계화 교육이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러나 인식이 바뀌긴 했어도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더 있다"며 "국제결혼 여성이 모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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