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1.24 13:20
수정 : 2016.01.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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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등 대서양 연안 중·동부 지역은 23일(현지시간) 강력한 눈폭풍으로 ‘스노마겟돈’(Snowmageddon·눈과 최후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말)을 방불케 했다. 워싱턴D.C. 일원에 초속 80㎞의 강풍과 더불어 60㎝의 가량의 눈이 쌓였다. 이는 1922년 1월의 71㎝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적설량. 뉴욕을 포함 비상사태가 선포된 주만 11개에 달한다. 사진은 이날 짙은 눈보라 속에 워싱턴의 소방관들이 길에 나와 차들을 길가로 치우는 모습.(워싱턴DC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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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동부 지역에 22일(현지시각)부터 눈폭풍이 덮쳐 지금까지 11개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특히, 미국 정치활동의 중심지인 워싱턴과 금융·경제활동의 중심인 뉴욕이 눈폭풍 영향권 아래에 놓이면서 미국은 주말 내내 ‘일시 마비’ 상태에 들어갔다. 여러 지역에서 적설량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노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 켄터키주를 할퀴고 지나온 눈폭풍 ‘조나스’는 22일 오후 1시께부터 워싱턴 일대에 굵은 눈발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단전과 단수에 대비해 빵과 물 등을 사재기하면서 수퍼마켓에선 이미 텅빈 매대만 맨얼굴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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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D.C.의 베드타운 격인 버지니아 주 맥클린 주택가에 23일(현지시간) 쏟아진 눈폭풍으로 주택과 차량이 눈더미에 뒤덮였다. 제설차량도 접근하지 못해 단독주택들은 완전히 고립상태에 빠진 가운데 주민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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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밤부터는 강풍이 몰아치기 시작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시야를 가렸다. 기자도 눈삽을 사기 위해 집에서 200m가량 떨어진 월마트를 걸어가는 ‘모험’을 시도하다 중간에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스노마겟돈’(Snowmageddon·눈과 최후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말)에 비교할 만한 눈폭풍이라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실감이 났다. <뉴욕 타임스>는 워싱턴 지역에서 22일 밤부터 번개와 천둥을 동반한 ‘천둥 눈’이 내렸다고 전했다.
눈폭풍을 몰고 온 구름은 현재 뉴욕시와 뉴욕주 일대로 중심대를 이동했다. 이에 따라 뉴욕시는 23일 정오를 기해 시내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하는 한편, 오후 2시30분부터는 아예 뉴욕시를 포함한 뉴욕주 남부 전체에서 차량 운행을 전면 금지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비상상황”이라며 “이 시각 이후 도로를 운전하고 다니면 필요에 따라 체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뉴욕 브로드웨이의 모든 공연도 취소?다.
특히, 뉴저지주 남단 동부 해안 케이프 메이 지역에서는 이날 설상가상으로 예상치 못한 홍수까지 덮쳤다. 델라웨어 해안에 불어닥친 강풍이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 해수면 상승으로 불어난 바닷물이 얼음과 눈덩이와 함께 인근 케이프 메이 지역의 도로와 주택가로 흘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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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등 대서양 연안 중·동부 지역은 23일(현지시간) 강력한 눈폭풍으로 ‘스노마겟돈’(Snowmageddon·눈과 최후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을 합친 말)을 방불케 했다. 워싱턴D.C. 일원에 초속 80㎞의 강풍과 더불어 60㎝의 가량의 눈이 쌓였다. 이는 1922년 1월의 71㎝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적설량. 뉴욕을 포함 비상사태가 선포된 주만 11개에 달한다. 사진은 이날 워싱턴에서 스노우보드와 스키 장비를 지닌 두 남녀가 눈길을 가는 모습. (워싱턴DC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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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폭풍을 맞아 워싱턴D.C.와 뉴욕, 뉴저지, 켄터키 등 11개 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번 눈폭풍의 영향을 받은 시민이 미국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8500만 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시엔엔>(CNN)은 이번 눈폭풍에 따른 사망자가 노스캐롤라이나 6명, 버지니아 3명, 켄터키 1명, 뉴욕 3명, 매릴랜드 1명 등 최소한 1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3일과 24일까지 6680편 이상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아직 워싱턴 근교 지역의 단전 상황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선 14만가구의 전기가 나갔다.
이번 눈폭풍은 역대 최고 적설량의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워싱턴 근교 볼티모어 국제공항에는 23일 오후 8시55분 현재 74.17㎝의 눈이 쌓여 공식적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역시 워싱턴 근교 덜레스 국제공항과 뉴욕 근처 존 에프 케네디 국제공항에도 오후 7시55분 현재 각각 71.88㎝와 70.36㎝의 눈이 쌓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2시45분 현재 웨스트 버지니아의 글렌게리에는 101.6㎝의 적설량이 보고됐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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