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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22 10:58 수정 : 2005.10.22 10:58

세계 2위 광고회사인 미국 WPP 그룹의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유명 광고인 닐 프렌치(61)가 업계 세미나에서 여성비하 발언을 해 파문이 일자 자진 사퇴했다.

뉴욕 타임스 21일자에 따르면 문제는 프렌치가 지난 6일 토론토에서 열린 광고업계 세미나에 참석해 여성 참석자로부터 광고업계 최고경영진에서 여성이 배제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받자 "여성의 주된 역할은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돌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면서 시작됐다. 프렌치는 한술 더떠 "그렇기 때문에 남성에 비해 창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톱이 될 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프렌치를 만나기 위해 무려 100달러나 주고 세미나에 참석했던 오길비 토론토사의 공동 크레에이티브 책임자인 낸시 봉크 여사가 분개해 웹사이트에 발언 내용을 공개해 파문이 커졌다. 오길비 토론토는 WPP 그룹 산하이기도 하다.

광고업계와 여성계에서 "네안데르탈인 아니냐"느니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그런 소리를 하느냐"는 비난이 빗발쳤음이 물론이다.

프렌치는 그러나 물러나지 않고 맞받아쳤다. 그는 "300여명이 비싼 돈을 주고 나를 보러온 자리였다"면서 그래서 "좌중을 즐겁게할 목적도 겸해서 조크성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질문한 여성이 다분히 공격적이어서 나도 그런 식으로 대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83년부터 싱가포르에 주재하며 WPP 그룹의 일을 해온 프렌치는 지난 98년 그룹 산하 전세계 주재 크리에이티브 인력을 관장하는 요직을 맡았다.

그는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로 과거 시바스 리갈, 에어 아시아 및 캠벨 수프 등의 내로라하는 광고카피를 만들어 능력을 과시했으며 투우사, 나이트클럽 경영 및 헤비메탈그룹인 유다스 프리스트 매니저로 활약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해왔다.

WPP 그룹측은 계열사 여성 중역이 프렌치에게 시비를 걸어 파문이 인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운듯 "이번 사태는 회사와 무관한 프렌치 개인의 문제"라고 발뺌했다.


광고업계 `명예의 전당'을 운영하는 비영리기관 원 클럽측은 지난 74년 이후 처음으로 여성 광고인을 내주 전당에 올리려는 상황에서 프렌치의 발언이 나온 점을 꼬집었다. 전당에는 모두 40명의 인사가 올라있는데 이 가운데 현재 여성은 4명에 불과하다.

여성 광고인들은 뉴욕 타임스에 크리에이티브 감독자의 연봉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평균 4천달러 적다면서 광고업계의 남성우월주의를 깨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프렌치는 자신에게 비난이 빗발치자 "발언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느니 "여성들의 광기어린 반발"이라는 식으로 버티다 결국 스스로 물러나는 방법을 택했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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