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16 20:14
수정 : 2016.03.16 20:14
여행제한 사실상 해제·경제제재도 완화
미국 정부가 15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을 앞두고 쿠바 제재에 대한 완화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완화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조처는 여행 분야다. 그간 미국인들의 쿠바 여행은 가족방문·종교 등 12가지 항목의 단체 관광만 가능했던 것과는 달리, 여행의 목적이 ‘교육’일 경우에 한해서는 미 당국의 추가적인 허가 없이 개인 여행이 가능해진다. 박물관이나 문화유적지 방문 등도 ‘교육’ 관광으로 분류될 수 있어 사실상 여행 제한이 거의 풀리는 효과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부터는 쿠바행 미국 항공기의 정기 취항도 재개된다.
완화안에는 경제 분야도 포함됐다. 쿠바인들은 미국에서 합법적인 취업이 가능해지고, 미국 은행의 계좌 개설과 본국으로의 송금도 가능해진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특히 이번 제재 완화로 쿠바 출신 야구선수들의 메이저리그행이 쉬워질 것이라 전망했다. 그간 쿠바 국적으로는 계약이 불가능했던 야구선수들은 제3국으로 떠난 뒤, 수년에 걸쳐 거주권을 획득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진행해왔다. 백악관 역시 이에 대해 “추가적인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완전한 국교 정상화를 위해서는 대쿠바 금수조처 해제만이 정답이라는 지적도 있다.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상무부 장관을 역임했던 카를로스 구티에레스는 <뉴욕타임스>에 “제재 완화안은 행정부에 의해 만들어질 수도, 없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조치들이 실제로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금수조처를 완전히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바 역시 미국이 대쿠바 금수조처를 해제해야 완전한 국교 정상화가 이루어질 것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공화당이 다수파인 미국 의회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0일부터 사흘간 쿠바를 방문한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공식 방문하는 것은 88년 만에 처음이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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