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이런 기원과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그가 지금 처한 상황은 아버지가 겪었던 전철과 너무나 닮아 있다고 1973년 이후 다섯 대통령을 거치며 워싱턴 정가를 취재해온 AP통신의 톰 라움 기자는 지적했다. 우선 지지율이 그렇다. 아버지 부시의 지지율이 걸프전 직후 한 때 80%를 웃돌았다가 3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듯이, 9.11 직후 80% 위로 치솟았던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도 30%선까지 떨어졌다. 허리케인 늑장 대처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도 닮았다. 부시 대통령이 카트리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 여론으로 곤경에 처했듯이 아버지 부시도 1992년 허리케인 앤드루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측근 스캔들 역시 비슷하다. 부시 대통령은 '오른팔'로 불리는 칼 로브 부비서실장과 딕 체니 부통령 비서실장인 루이스 리비가 동시에 '리크 게이트'에 걸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아버지 부시가 1992년 스캔들에 휩싸인 존 수누누 비서실장을 내보내고, 후임인 샘 스키너까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낙마했던 상황과 흡사하다. 굳게 믿었던 보수파들로부터의 역공에 직면한 것 역시 똑같다. 아버지 부시는 세금을 늘리지 않겠다던 공약을 깬뒤 보수파들로부터의 엄청난 반발에 부딪쳤다. 아들 부시는 경륜있는 판사를 천거하겠다던 보수파들과의 당초 약속을 어기고 개인 변호사 출신인 해리엇 마이어스를 대법관으로 지명해 보수진영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기대가 컸기에 실망이 큰 탓일까. 부시 대통령의 잇따른 실책은 아버지 부시를 모셨던 참모들이 앞장서 그를 비난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아버지 부시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페기 누넌은 부시 대통령이 마이어스를 지명한건 아버지가 댄 퀘일을 부통령으로 선택한 것과 같은 실책이라며 퀘일이 그래야 했듯이 마이어스도 "고맙지만 준비가 안돼 있다"고 자리를 고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버지 부시 정부에서 재무부 부차관보를 지낸 브루스 바틀렛은 "사기꾼 : 조지 부시는 어떻게 미국을 부도내고 레이건의 유산을 배반했나"라는 책까지 써서 부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세금 감면'이라는 보수층을 위한 정책만 고수하면 보수진영이 그를 계속 지지하고, 다른 많은 분야에서 원하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부시의 생각은 한 동안은 통했지만 그건 결국 단견이었다"고 바틀렛은 주장했다. 이라크 상황은 꼬이고, 휘발유값은 치솟고, 허리케인 타격이 겹치고, 마이어스 지명으로 보수진영까지 등을 돌리는데 참모들마저 스캔들에 휘말린 상황.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 부시와 달리 한가지 다행인 것은 이런 잇따른 어려움들이 재선거 직전이 아니라 재선에 성공한 뒤에 일어났다는 것이라고 라움기자는 지적했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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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피는 못속이나’, 닮기 싫은 아버지 답습 |
피는 역시 속일 수 없는 것인가.
아버지의 전철을 그렇게도 밟지 않으려 애썼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결국은 아버지 부시와 너무나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고 A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이 흠모했던 사람은 아버지 부시가 아니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부시는 언제나 아버지가 아니라 레이건 같이 되기를 원했다"고 대통령 사학자 인 토머스 크로닌 콜로라도대 교수는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 부시와는 다르기를 열망했음은 집권 1기 때 그가 보여준 행보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아버지 부시가 기독교 보수주의자들과 가급적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부시 대통령은 이들과 적극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1차 걸프전 때 아버지 부시가 국제적 지지 하에 다국적군을 편성, 이라크군을 쿠웨이트에서 몰아낸뒤 사담 후세인을 그대로 두고 물러났던 것과는 달리 아들 부시는 국제적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이라크를 침공해 후세인 정권을 끝장내 버렸다.
아버지 부시가 뚜렷한 경제정책 없이 "신경쓰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로 부시 대통령은 대대적인 감세를 약속하고 의회에서 이를 관철시키는 단호함을 과시했다. 아버지와 같은 나약함이라곤 그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는데 이견을 달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이런 기원과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그가 지금 처한 상황은 아버지가 겪었던 전철과 너무나 닮아 있다고 1973년 이후 다섯 대통령을 거치며 워싱턴 정가를 취재해온 AP통신의 톰 라움 기자는 지적했다. 우선 지지율이 그렇다. 아버지 부시의 지지율이 걸프전 직후 한 때 80%를 웃돌았다가 3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듯이, 9.11 직후 80% 위로 치솟았던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도 30%선까지 떨어졌다. 허리케인 늑장 대처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도 닮았다. 부시 대통령이 카트리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 여론으로 곤경에 처했듯이 아버지 부시도 1992년 허리케인 앤드루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측근 스캔들 역시 비슷하다. 부시 대통령은 '오른팔'로 불리는 칼 로브 부비서실장과 딕 체니 부통령 비서실장인 루이스 리비가 동시에 '리크 게이트'에 걸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아버지 부시가 1992년 스캔들에 휩싸인 존 수누누 비서실장을 내보내고, 후임인 샘 스키너까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낙마했던 상황과 흡사하다. 굳게 믿었던 보수파들로부터의 역공에 직면한 것 역시 똑같다. 아버지 부시는 세금을 늘리지 않겠다던 공약을 깬뒤 보수파들로부터의 엄청난 반발에 부딪쳤다. 아들 부시는 경륜있는 판사를 천거하겠다던 보수파들과의 당초 약속을 어기고 개인 변호사 출신인 해리엇 마이어스를 대법관으로 지명해 보수진영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기대가 컸기에 실망이 큰 탓일까. 부시 대통령의 잇따른 실책은 아버지 부시를 모셨던 참모들이 앞장서 그를 비난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아버지 부시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페기 누넌은 부시 대통령이 마이어스를 지명한건 아버지가 댄 퀘일을 부통령으로 선택한 것과 같은 실책이라며 퀘일이 그래야 했듯이 마이어스도 "고맙지만 준비가 안돼 있다"고 자리를 고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버지 부시 정부에서 재무부 부차관보를 지낸 브루스 바틀렛은 "사기꾼 : 조지 부시는 어떻게 미국을 부도내고 레이건의 유산을 배반했나"라는 책까지 써서 부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세금 감면'이라는 보수층을 위한 정책만 고수하면 보수진영이 그를 계속 지지하고, 다른 많은 분야에서 원하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부시의 생각은 한 동안은 통했지만 그건 결국 단견이었다"고 바틀렛은 주장했다. 이라크 상황은 꼬이고, 휘발유값은 치솟고, 허리케인 타격이 겹치고, 마이어스 지명으로 보수진영까지 등을 돌리는데 참모들마저 스캔들에 휘말린 상황.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 부시와 달리 한가지 다행인 것은 이런 잇따른 어려움들이 재선거 직전이 아니라 재선에 성공한 뒤에 일어났다는 것이라고 라움기자는 지적했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이런 기원과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그가 지금 처한 상황은 아버지가 겪었던 전철과 너무나 닮아 있다고 1973년 이후 다섯 대통령을 거치며 워싱턴 정가를 취재해온 AP통신의 톰 라움 기자는 지적했다. 우선 지지율이 그렇다. 아버지 부시의 지지율이 걸프전 직후 한 때 80%를 웃돌았다가 3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듯이, 9.11 직후 80% 위로 치솟았던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도 30%선까지 떨어졌다. 허리케인 늑장 대처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도 닮았다. 부시 대통령이 카트리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 여론으로 곤경에 처했듯이 아버지 부시도 1992년 허리케인 앤드루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측근 스캔들 역시 비슷하다. 부시 대통령은 '오른팔'로 불리는 칼 로브 부비서실장과 딕 체니 부통령 비서실장인 루이스 리비가 동시에 '리크 게이트'에 걸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아버지 부시가 1992년 스캔들에 휩싸인 존 수누누 비서실장을 내보내고, 후임인 샘 스키너까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낙마했던 상황과 흡사하다. 굳게 믿었던 보수파들로부터의 역공에 직면한 것 역시 똑같다. 아버지 부시는 세금을 늘리지 않겠다던 공약을 깬뒤 보수파들로부터의 엄청난 반발에 부딪쳤다. 아들 부시는 경륜있는 판사를 천거하겠다던 보수파들과의 당초 약속을 어기고 개인 변호사 출신인 해리엇 마이어스를 대법관으로 지명해 보수진영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기대가 컸기에 실망이 큰 탓일까. 부시 대통령의 잇따른 실책은 아버지 부시를 모셨던 참모들이 앞장서 그를 비난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아버지 부시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페기 누넌은 부시 대통령이 마이어스를 지명한건 아버지가 댄 퀘일을 부통령으로 선택한 것과 같은 실책이라며 퀘일이 그래야 했듯이 마이어스도 "고맙지만 준비가 안돼 있다"고 자리를 고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버지 부시 정부에서 재무부 부차관보를 지낸 브루스 바틀렛은 "사기꾼 : 조지 부시는 어떻게 미국을 부도내고 레이건의 유산을 배반했나"라는 책까지 써서 부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세금 감면'이라는 보수층을 위한 정책만 고수하면 보수진영이 그를 계속 지지하고, 다른 많은 분야에서 원하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부시의 생각은 한 동안은 통했지만 그건 결국 단견이었다"고 바틀렛은 주장했다. 이라크 상황은 꼬이고, 휘발유값은 치솟고, 허리케인 타격이 겹치고, 마이어스 지명으로 보수진영까지 등을 돌리는데 참모들마저 스캔들에 휘말린 상황.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 부시와 달리 한가지 다행인 것은 이런 잇따른 어려움들이 재선거 직전이 아니라 재선에 성공한 뒤에 일어났다는 것이라고 라움기자는 지적했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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