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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24 01:46 수정 : 2005.10.24 01:46

집권 5년을 통틀어 최대 위기에 직면해있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번에는 테러기도 저지관련 발표 때문에 또한번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발단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 6일 워싱턴 시내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열린 민주주의기부재단(NED) 주최 행사에 참석, "9.11 테러 이후 모두 10건의 '심각한' 알-카에다의 테러 기도를 저지했다"고 발표한 데서 시작됐다.

테러저지 전문가들과 정보관련 관리들은 그러나 이들 10가지 사례가 과연 제대로 선정된 것인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

미 워싱턴 포스트는 23일 테러 전문가들이 백악관의 눈치를 보느라 쉬쉬하고 있지만 지난번 테러 저지 사례로 선정된 10가지 목록이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 및 관리들 말을 인용, "백악관이 발표한 내용들은 실행단계로 가기에는 너무 이른 것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폭로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들 10가지 사례가 일어난 시기에는 미국에 대한 테러 경보가 공격위험성 제고를 의미하는 '옐로'에서 고위험을 뜻하는 '오렌지'로 상향조정되지도 않았음을 상기시켰다.

그 시기에 테러저지활동에 투입됐던 한 전직 CIA(중앙정보국) 요원은 "부시 대통령이 잘 포장된 계획들을 발표한 것 같다"면서 "그 사례들이 과연 그처럼 '심각한' 범주에 들어갈 만한 것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2002년 중반 공중납치한 항공기를 이용, 서부해안 목표물을 공격하려던 계획을 비롯, 2003년 중반 공중납치한 항공기를 이용해 동부해안 목표물을 공격하려던 계획, 2002년 5월 미국 시민권자 호세 파디야 등이 미국 내에서 아파트 건물들을 폭파하려던 계획 등 10가지 사례를 발표했었다.


그러나 테러전문가들은 이런 첩보 수준의 테러기도 사례보다 훨씬 중요한 것들이 발표에서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지난 2001년 12월 고성능 폭약을 설치한 신발을 신고 대서양 횡단 항공기에 잠입, 기내에서 폭발하려다 적발된 리처드 레이드 사건은 당연히 그 목록에 포함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1년쯤 뒤 지난 2001년 9.11 테러공격을 감행했던 테러리스트들과 연루돼 있던 일리노이주 피오리아 소재 브래들리대학 대학원생 살레 카흘라 마리를 검거한 것도 주요 테러기도 저지사례에 빼놓을 수 없다는게 이들의 지적이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테러저지 전문가는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사례들이 어떻게 선정됐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비밀정보를 다루는 전문가들 사이에선 발표사례들이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믿는 견해는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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