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24 09:56
수정 : 2005.10.24 09:56
카렌 휴즈 국무차관 대안설 솔솔
조지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오른팔'인 칼 로브를 미중앙정보국(CIA) 요원 신분 누설사건인 `리크 게이트'의 희생물로 바칠 수 있을까.
미 언론들은 읍참마속의 의미를 모르는바 아니지만 자신을 두번이나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결코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로브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신임이 워낙 두터운데다 그의 머리에서 의회와 민주당을 상대로 한 '작전'들이 모두 기획되고 재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 내에서 그가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3번째로 영향력이 강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조 디이울리오 전 대통령보좌관은 "칼 로브는 후버 이후 백악관 정치보좌관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이며 그가 승락하기 전에는 어떤 일도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했을 정도다.
실제 칼 로브는 지난 1973년 공화당 청년조직 선거에 처음 뛰어든 뒤 경솔하고 술 좋아하는 풋내기 정치인 부시를 10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텍사스 주지사, 미국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뛰어난 정치적 테크닉을 발휘했다.
특히 초반부터 박빙의 승부로 진행되던 지난해 대선때 종교적 신념을 선거 이슈로 등장시켜 보수세력을 결집시키는 선거전략으로 부시를 재선시킨 지략가이기도 하다.
로브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의 야망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그치는게 아니라 백악관과 의회를 공화당이 지배하는 구도로 고착화하고 신중한 보수주의 색채를 띤 대법원의 성향을 확고한 공화주의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보수주의 운동가인 그로버 노르퀴스트는 23일 "칼 로브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고 단언했다.
그는 나아가 "칼 로브는 독특한 캐릭터의 소유자여서 두, 세사람이 한꺼번에 나서도 그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에게 칼 로브는 '심복' `두뇌' '핵심측근' '오른팔' '미국판 제갈공명'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다닌다.
그러나 유에스에스(USA) 투데이 등 주요 언론들은 만약 로브가 기소돼 본의아니게 중도하차하게 되면 부시 대통령은 또다시 `이너 서클'에서 대안을 찾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로브 부실장 후임으로는 `텍사스 사단'의 일원으로 백악관 고문을 지낸 카렌 휴즈 미 국무부 대외홍보담당 차관, 공화당전국위원회의 에드 질레스피 전 위원장과 켄 메흘먼 현 위원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신문들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상담전문가인 케빈 스필레인은 "휴즈 차관과 질레스피 전 위원장이 후보감으로 가장 유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질레스피 전 위원장은 미국의 정책과 언론을 잘 요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휴즈 차관은 미국 정책을 홍보하는데 남다른 소질이 있고 부시 대통령의 신임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각각 유리한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또다른 정보소식통들은 "백악관 고문인 바틀렛이 긴급 호출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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