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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베저스 “선출직 조사·검토·비판해야…세무조사 보복 안 두려워” |
<워싱턴포스트> 소유주이자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저스가 이 매체의 대선 보도에 불만을 품은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아마존 세무조사’ 위협을 일축했다. 트럼프를 비롯한 대선후보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약속했다.
베저스는 1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의 워싱턴포스트 본사에서 열린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의 질의응답 시간에 “우리는 선출직 공직자들을 조사하고 검토하고 비판할 권리가 있다”며 “미국이라는 초강대국 대통령 후보라면 더욱더 그러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후보의 자질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은 워싱턴포스트의 오래된 전통”이라며 “이 같은 전통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저스는 트럼프가 아마존 세무조사 운운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 후보가 할 적절한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한 권리가 있다. 우리는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문화적 규범도 갖고 있다”며 “이런 문화적 규범은 발언의 자유와 마찬가지로 아주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와는 별개로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아마존 같은 대기업도 철저하게 조사되고, 비판받아야 한다”며 “이 점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베저스는 지난주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인 밥 우드워드 대기자의 발언 이후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우드워드 대기자는 “워싱턴포스트가 기자 20명을 동원해 트럼프의 모든 것을 파헤치고 있다”며 “베저스가 모든 대선후보를 철저히 취재해 독자에게 알리는 것은 워싱턴포스트의 의무라고 말했다”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지난 14일 <폭스 뉴스> 진행자 션 해너티와의 인터뷰에서 <워싱턴포스트>를 “아마존을 콘트롤하는 베조스가 소유한 장난감”이라고 폄훼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베저스는 <워싱턴포스트>를 푼돈에 인수한 뒤 아마존의 세금과 반독점 문제를 무마하려는 정치적 목적에 동원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 “베저스가 <워싱턴포스트>의 권력을 이용하고 있어 워싱턴 정치인들이 아마존에 과세하지 않고 있다”며 “베저스가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베저프가 소유주가 된 이후에도 아마존의 세금 문제를 기사로 다뤄왔다”며 “아마존 같은 온라인 상거래 업체에 대한 과세를 늘려야 한다는 우리 신문의 입장은 베저프 체제 이후에도 변화가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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