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28 18:17
수정 : 2005.11.03 11:02
“로브 대통령 비서실장은 수사 계속”
부시 덮친 악몽 “언제 끝날지 몰라”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비서실장이자 안보보좌관인 루이스 리비가 ‘리크(누설) 게이트’와 관련해 28일(한국시각 29일 새벽) 기소됐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이날 기소되지 않았으나 계속 수사대상에 올라 그의 법적 지위는 부시 대통령에게 계속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년여 동안 ‘리크(누설) 게이트’를 수사해온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이날 법원에 제출한 기소장에서 리비 비서실장에 대해 △사법행위 방해 △대배심에서 위증 2차례 △연방수사국(FBI) 조사에 거짓 진술 두차례 등 5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중앙정보국 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이름을 언론에 불법누설한 혐의는 기소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피츠제랄드 검사는 또 체니 부통령이 중앙정보국이 제공한 정보로 알게된 비밀로 분류된 플레임의 신원을 리비에게 알려줬다며 리비 실장에 알려준 인물이 체니 부통령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체니 부통령은 기소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피츠제럴드 특별검사가 이번 사건을 맡은 대배심의 기한을 연장해서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칼 로브도 위증 혐의가 있지만, 첫 법정진술에서 기자들과의 대화내용을 다 말하지 않은 건 의도적인 위증이 아니라 단지 생각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피통신>은 “특별검사 팀은 마지막 순간까지 로브의 진술을 깨뜨리려고 무진 애를 썼다”고 전했다.
리비 부통령실 비서실장의 기소와 로브의 수사 연장은 이라크 전사자 2000명 돌파, 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 사퇴에 이어 조지 부시 행정부에 큰 정치적 타격이 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전날인 27일 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가 전격 사퇴한 데 뒤이어 리비 실장까지 기소되자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리비 실장은 기소가 발표된 직후 사임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스콧 매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리비 실장이 오전 일찍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사표가 수리됐다”면서 “리비는 더이상 백악관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부시의 개인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3일 연방대법관에 전격 지명됐던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법률고문은 정실인사와 자질 시비를 견디지 못하고 27일 오전 사퇴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라크 전사자 2000명 돌파, 해리엇 마이어스 사퇴, 리크게이트 수사발표로 이어진 이번 주는 부시 대통령의 임기중 가장 악몽같은 기간일 것”이라며 “문제는 이게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공화당 원로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란-콘트라 사건으로 위기에 처했던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위기극복 방안을 따라야 한다고 충고한다”며 백악관 보좌진을 전면 개편하고 국내·대외 정책 기조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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