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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외에 FARC도 룰라에 정치자금 지원” |
지난 2002년 브라질 대통령선거 당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후보에게 300만달러를 지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데 이어 콜롬비아 무장반군도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터져나왔다.
31일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소속 알바로 디아스 상원의원은 전날 "룰라 후보 진영은 카스트로 의장 외에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으로부터도 500만달러를 제공받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디아스 의원은 대선 당시 룰라 후보 진영의 해외자금 수수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면서 "카스트로 의장의 정치자금 지원과 거의 같은 시기에 FARC로부터 500만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카스트로 의장의 정치자금 지원 의혹을 폭로한 시사주간지 베자(Veja)도 지난 3월 브라질 집권 노동자당(PT)과 FARC의 밀착관계를 조사한 국가정보국(Abin)의 보고서를 보도한 바 있다.
베자는 그러나 FARC의 정치자금 의혹에 대해서는 개연성만 부각시켰을 뿐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었다.
디아스 의원은 이 신문과의 회견에서 "PT와 FARC의 부적절한 관계가 묻혀버려서는 안된다"면서 "브라질리아에서 40㎞ 떨어진 작은 농장에서 양측이 처음 만나 자금지원 액수를 결정했으며 이후 브라질리아에서 다시 만나 자금이 전달됐다"고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사실은 중남미 지역 좌파세력간에 국제적인 커넥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지금 더 이상의 증거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브라질 정부와 PT는 "카스트로 의장의 지원설과 마찬가지로 해외로부터 정치자금이 전달됐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신문은 그러나 디아스 의원의 주장이 국가정보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구체적인 전달시기까지 언급하고 있어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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