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여성의 행진 시위에서 팝 가수 마돈나가 연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워싱턴에서 열린 시위에 ‘고양이 모자’ 쓰고 깜짝 등장
“여성으로서 폭압의 시대를 거부하고 저항할 것” 연설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여성의 행진 시위에서 팝 가수 마돈나가 연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의 팝 가수 마돈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반대하는 시위인 ‘여성의 행진’(The Womans’s March)에 깜짝 등장했다. 마돈나는 이 자리에서 시위를 비판하며 깎아내리는 사람들을 향해 “엿 먹어라”라고 일갈했다.
마돈나는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여성의 행진 시위에 깜짝 등장해 무대에 올라 “사랑의 혁명에 동참한 것을 환영한다. 우리는 여성으로서 폭압의 새 시대를 거부하고, 저항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혐오와 성희롱 전력을 조롱하는 의미에서 고양이 모양의 모자를 쓰고 시위에 참여한 마돈나는 이어 “우리는 두려워하지도 않고, 혼자도 아니며,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세력은 우리의 진정한 연대 앞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기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던 마돈나는 선거 직전 자신의 콘서트에서 클린턴에게 투표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마돈나는 연설 말미 “이번 행진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깎아내리는 사람들에게, 엿 먹어라.(fuck you)”라며 비속어를 섞은 일갈을 날렸다. 시위를 생중계하던 미국 <시엔엔>(CNN) 방송등은 예상치 못한 욕설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공식 사과 멘트를 내보냈지만, 현장에 있던 시위대들은 마돈나의 발언에 박수와 함성으로 환호했다.
한편, 트럼프 정부 출범을 맞아 여성들의 굳건한 연대를 보여준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여성의 행진 시위는 수도인 워싱턴에서만 50만명이 참석하는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 영국, 스페인, 한국, 일본 등 세계 전역 600여곳에서도 수백만명이 참여한 ‘트럼프 반대’ 동조 시위가 잇따랐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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