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09 13:12
수정 : 2005.11.09 15:21
미국 전역에서 8일(현지시간) 실시된 각종 선거 결과 미 본토 최초의 한인 직선 시장이 탄생했다.
미 뉴저지주 에디슨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저녁 잠정 개표 결과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한인 최준희(34.미국명 준 최)씨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빌 스테파니 후보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270표 차이로 이겼다고 밝혔다.
최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된 에디슨시는 인구가 10만명으로 뉴저지주 5대 도시에 속하며 백인이 전체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인 유권자들의 정치력 향상을 추진해온 뉴욕ㆍ뉴저지 유권자센터의 김동석 소장은 "에디슨시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인 데다 한인 유권자들이 힘을 합친 것이 최 후보 당선의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김창준 전 미 하원의원이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시 시장을 역임한바 있지만, 직선이 아닌 순번제 시장이었다"면서 "따라서 최 후보는 미국 본토 최초의 한인 직선 시장"이라고 말했다.
지난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최씨는 에디슨에 있는 JP스티븐스 고교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연방정부 예산관리국 조사관, 뉴저지주 학업성취도 측정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당초 뉴저지주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다 에디슨 시장 선거로 방향을 틀었었다.
최 후보는 지난 6월 실시된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12년간 재임해온 현직 시장 조지 스파도르 후보를 1천28표 차로 따돌리고 승리, 본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을 예고했었다.
최 후보는 지난해 하와이주 빅아일랜드 시장에 재선된 한인 2세 해리 김(65)씨에 이어 미국 전체의 2번째 한인 출신 직선시장이며, 본토에서는 최 후보가 첫 직선 시장이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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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본토 첫 한인 직선시장 최준희 인터뷰
8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뉴저지주 에디슨시 시장 선거에서 한인 최준희(34.미국명 준 최)씨가 막판까지 대접전을 벌인 끝에 근소한 차이로 신승, 미 본토 최초의 한인 직선시장이 탄생했다.
선관위 전자 투표 결과 최 후보는 총 1만2천828표를 얻어 1만2천521표를 획득한 무소속 빌 스테파니 후보를 307표 차이로 누르고 인구 10만의 에디슨시 시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민주당 강세가 강해 최소한 6대 4 이상의 표차로 승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근소한 표차로 승부가 갈린 것은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표밭을 잠식한데다 전체 유권자의 60%를 차지하는 백인들의 막판 견제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현지 방송사들의 출구 여론조사가 50대 42로 최 후보에게 불리하게 조사되고 개표가 63% 완료된 상황에서 최 후보가 6% 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한때 지는게 아니냐는 긴장감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35%을 차지하는 인도와 중국계 등 아시안 유권자들이 최 후보의 `개혁'과 `변화'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한인 유권자 350여명이 똘똘 뭉친 것이 승부를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 당선자는 세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온 세탁소집 아들이다. 아버지 최상영(65)씨와 어머니 홍정자(62)씨는 이민온 직후인 1975년부터 99년까지 24년간 세탁소를 경영하며 오늘의 최 후보를 키웠다.
어머니 홍씨는 "준희가 정치를 한다고 할 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시장이 됐다"면서 "정치인은 봉사하는 직업이니 `봉사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미혼인 최 당선자는 내년 1월 1일부터 4년간 에디슨시 시장으로 재직하게 된다.
다음은 최 당선자와 일문일답.
--소감은.
▲접전이었는데 내가 매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꿈은 우주비행사 였는데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 시장에 출마했다.
--승리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유권자들은 민주와 개혁을 선택했다. 앞으로 화합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또 프로페셔널리즘이 시작될 것이다. 좋은 정부는 정직한 정부라고 믿고 있다.
--미국 본토 최초의 한인 직선 시장인데...
▲그런가. 얼굴도 잘 모르는 나를 찾아와 도와준 분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러나 나는 한인 뿐아니라 에디슨의 모든 시민들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유세과정에서도 모두를 위해 일하기로 약속했었다.
--앞으로 계획은.
▲에디슨시를 잘 가꾸는 것이 나의 유일한 계획이다. 좋은 시장이 되는데 전념할 것이다. 특히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다.
--부모들에게 배운 점이 있다면.
▲부모님들이 이민 초기에 많은 희생을 하셨다. 부모님은 나에게 가치를 가르쳤다. 부모님들로부터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서비스 정신을 배웠고, 낙관주의도 배웠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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