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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리우 정상회의 폐막 직후 우고 차베스(왼쪽)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리우 데 자네이루/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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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 “패배자” 차베스-폭스 설전 뒤 대사소환
베네수엘라와 멕시코 두 나라 대통령들이 설전을 벌인 뒤, 두 나라가 자국 대사들을 소환하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에이피(AP)통신> 등이 14일 보도했다. 이번 사태의 불씨는 지난 4∼5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미주정상회의에서의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었다. 그는 “반대하는 그룹을 제외하고라도 (미국이 주도하는) 미주자유무역지대 협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34개 회원국 가운데 베네수엘라 등 5개국은 이에 반대했다고 <비비시방송>은 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며칠이 지난 9일 “멕시코처럼 큰 나라 대통령이 스스로 (미) 제국주의의 애완견을 자처하니 얼마나 슬픈 일인가”라며 불씨를 지폈다. 폭스 대통령은 다음날 “세계 발전 흐름에 맞서는 지도자들은 얼마나 기만적이고 패배적인가”라며 맞섰고, 멕시코 정부는 베네수엘라 정부에 (전날 발언을) 해명하지 않으면 적절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베스 대통령은 13일 “나에게 간섭하지 말라”며 비판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결국 멕시코 외무부는 이날 밤 성명을 내어 “베네수엘라 정부가 14일 공식 사과하지 않으면, 양국 대사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 대통령도 방송을 통해 “멕시코 국민의 존엄성을 공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베네수엘라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14일 사과 대신 멕시코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고, 멕시코도 이에 맞서 15일 베네수엘라 주재 대사를 소환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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