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총재, 차베스 낙선운동 선언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자신을 '미국 제국주의의 애완견'이라고 공격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외교마찰과 관련해 차베스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단교라는 '마지막 카드'를 쓸 수 밖에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멕시코 정부의 강경 입장 표명은 멕시코 집권당 총재가 내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차베스 낙선운동을 펼칠 것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가운데 나와 멕시코-베네수엘라 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공산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루벤 아길라르 멕시코 대통령궁 대변인은 18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부산에서 멕시코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와의 단교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멕시코 일간 엘 우니베르살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폭스 대통령을 수행 중인 아길라르 대변인은 "여러분들도 폭스 대통령의 단호한 선언을 잘 알고 있듯이, 지금까지 벌어진 일이 계속된다면 그(베네수엘라와의 단교)가능성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항상 그렇지만 (단교는) 마지막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아길라르 대변인은 폭스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의 외교마찰과 관련해 루이스 데르베스 멕시코 외무장관과 계속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폭스 대통령은 한국으로 떠나기전 "멕시코인들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멕시코 국민이 자신에게 부여한 국가 대표의 임무를 세계 어디서든 '칼로써'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차베스 대통령은 폭스 대통령이 이달초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미주정상회담에서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협상 재개에 적극 찬성한 것들 두고 '미국 애완견'이라고 비꼬아 공격했다.지난 4-5일 미주정상회담에서 폭스 대통령은 "FTAA를 묻기 위해 왔다"는 차베스 대통령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결국 두 정상들간 다툼은 지난 14일 양국 모두 상대국 주재 대사를 소환하는 외교마찰로 이어졌다. 하지만 차베스 대통령은 하루 뒤인 지난 15일에도 멕시코가 '미 제국주의의 동맹'이라서 남미권 경제동맹에 가입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재차 공격을 가했다. 이와 관련, 보수 성향 멕시코 집권 국민행동당(PAN)의 마누엘 에스피노 총재는 이날 멕시코 북부 산업도시 몬테레이에서 행한 연설에서 차베스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해 파문이 예상된다. 에스피노 총재는 중남미권 인본주의 정당들에 대해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는 차베스 권위주의 정권을 몰락토록 하는데 동참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달 베네수엘라 총선과 내년 12월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차베스 정권의 대안세력이 선출되도록 베네수엘라 법 테두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 등 미주권 기독보수주의 정당 30여개가 가입된 미주기독민주기구 부대표를 맡고 있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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