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21 19:05
수정 : 2005.11.2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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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열리네”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 도중 난처한 질문이 잇따르자 서둘러 회견을 마무리한 뒤 나가려다, 문이 열리지 않자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베이징/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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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으론 첫 국빈 방문
“러시아·중국 견제의 전략 거점”
조시 부시 미국 대통령이 21일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몽골을 방문했다. 14일 일본 방문을 시작으로 한국·중국 등 동북아 세 나라를 순방한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 순방 마지막 기착지인 울란바토로에 도착해 4시간의 짧은 몽골 방문 일정을 끝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부시 대통령은 “칭기즈칸의 후예인 몽골의 용감한 전사들과 함께 싸우게 된 데 미국은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있다”며 몽골이 이라크에 120여명의 군대를 파견한 데 감사를 표했다. 이는 이라크전 반대가 늘고 있는 국내여론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시 대통령은 또 몽골이 공산국에서 민주국가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성공 사례라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러시아와 중국에 둘러싸인 내륙국이자 과거 사회주의 나라이던 몽골에 최근 미국의 관심이 쏠리는 건 몽골의 군사·안보 전략적 가치 때문이라고 중국 관영 <인민일보>가 펴내는 격일간 <환구시보>가 21일 보도했다.
미국은 소련 해체 직후인 1990년대 초반부터 몽골의 ‘민주 개혁’을 지지한다는 명분 아래 몽골을 지원해 왔다. 매년 1200만달러의 무상원조와 함께 96년부터는 3000만달러 규모의 ‘소로스 열린사회기금’이 문화교육 부문에 지원돼 왔다. 2000년 이후엔 매년 수백만달러의 군사원조도 추가됐다.
이는 “몽골과 관계 강화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대국을 견제하고 아시아에서 미국의 지위를 더욱 굳게 하려는 의도”라고 <환구시보>는 분석했다.
애초 몽골 의회는 94년 ‘외교정책 구상’을 발표해 “러시아·중국과의 우호관계 유지가 몽골 외교의 가장 중요한 방침”이며 △비동맹 △등거리 △다원 외교를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몽골 젊은이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나라로 미국이 꼽히는 등 미국 친밀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의 몽골 방문을 중국과 러시아는 그다지 편하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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