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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8 09:23 수정 : 2005.11.28 09:23

아우구스토 피노체트(90) 전 칠레 대통령이 90회 생일이었던 지난 25일 가택연금 상태의 자신을 찾아온 측근들에게 '죽고 싶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27일 스페인 EFE 통신 보도에 따르면 칠레퇴역장성협회 부회장인 하이메 누녜스는 피노체트가 생일 축하를 위해 방문한 일부 전현직 장성 등 측근들에게 현재 참담한 자신의 심정을 이같이 표현했다고 전했다.

누녜스 부회장은 피노체트가 자신에 반대해 "극도로 보복적인 탄압이 가해지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죽고 싶다'는 표현을 한 것으로 풀이했다.

누녜스 부회장 또한 피노체트 전 대통령과 관련해 합당한 사법 과정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인권유린 등의 혐의를 받는 피노체트에게 사면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EFE는 덧붙였다.

당초 25일 밤 지인, 가족 등 약 100명을 초대해 성대한 생일 만찬 파티를 열 계획이었던 피노체트는 파티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예전에 피노체트 생일을 축하했었던 일부 우파 정치인들도 피노체트가 가택연금 상태인데다 내달 11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눈을 의식해서인지 피노체트 방문을 삼가는 분위기라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생일 하루전 피노체트 인권유린 사건을 조사 중인 빅토르 몬티글리오 판사는 70년대 군정초기 이른바 '콜롬보 작전'으로 좌파인사 119명이 실종.살해된 사건을 배후 조종한 혐의를 받고있는 피노체트를 기소, 가택연금을 명령했다.

또 생일 이틀전인 지난 23일 피노체트는 미국 워싱턴 소재 리그스 뱅크 등 외국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가짜 여권과 위조된 공문서를 이용하고 약 2천300만달러로 추산되는 해외은행 비밀 예금 자산을 허위로 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관련,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은 피노체트 전대통령에 대해 이젠 정치적으로 '끝났다'고 평가했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라고스 대통령은 클라린과 회견에서 "피노체트는 현재 법정의 테두리 내에 있고 언론에서 주요 뉴스감이 되지 못하는 일개 국민"이라며 "피노체트는 이젠 더 이상 칠레 정치에서 의미있는 행위자가 아니다. 그는 이제 정치적으로 끝났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노체트는 1973년 9월11일 유혈 쿠데타를 일으켜 사회주의 성향 살바도르 아 옌데 대통령을 살해하고 집권해 1990년까지 칠레를 철권통치한 뒤 민정에 정권을 이 양했다.

민정복귀 이후 독립적 위원회 공식 조사 결과로도 피노체트 통치기간 정치적 이 유로 3천19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1천여명이 체포된 이후 생사 불 명의 상태로 아직도 남아 있으며 수만 명이 칠레를 떠나 망명생활을 해야 했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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