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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2.11 15:42 수정 : 2018.02.11 21:42

8일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 앞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NYT “미 정보당국 해킹툴 도난…러시아인에 1억원 떼이고 회수 실패"
“트럼프 대통령 관련 확인 불가 동영상만 건네받아”

8일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 앞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보당국이 정교한 해킹을 위해 만든 ‘해킹툴’을 도난당했다.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은 1년 가까이 독일에서 러시아 정보당국과 연계됐다고 파악한 한 러시아인을 접선해 비밀리에 회수 작전을 벌였다. 10만달러(약 1억900만원)도 건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수상한 자료들만 건네받았을 뿐 해킹툴 회수에 실패했다.

<뉴욕 타임스>가 10일 전한 미국 정보당국의 작전 실패 전말이다. 중앙정보국과 국가안보국이 도난당한 해킹툴은 중국이나 러시아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해킹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이 사이버무기는 ‘섀도 브로커스’(Shadow Brokers)라고 자칭하는 정체불명 집단의 손에 넘어갔다. 미 정보당국은 이 해킹툴이 미국 정부에 대한 해킹에 이용될 것을 우려해 필사적으로 회수에 나섰다.

국가안보국과 중앙정보국 등이 내세운 미국 기업인과 러시아 정보당국과 관련돼 있다는 한 러시아인의 접촉은 지난해 초 처음 이뤄졌다. 러시아인은 처음엔 해킹툴을 돌려주는 대가로 1천만달러를 요구하다 100만달러(10억9천만원)로 대폭 낮췄다. 이 러시아인은 베를린의 러시아대사관에서 2013년 한 남성이 2명의 여성과 모스크바 호텔 방에 같이 있는 장면이라는 15초짜리 동영상을 미국 쪽에 보여주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는 화면만 있고 소리는 없는 이 영상에 등장한 남성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그 러시아인의 주장을 검증할 수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거래가 거의 성사될 듯 보이자 중앙정보국 요원들이 독일에 급파되기도 했다. 9월엔 100만달러 가운데 첫 거래대금으로 10만달러를 러시아인에게 건넸다. 하지만 이후 이 러시아인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와 러시아의 공모관계 등을 시사하는 자료들만을 넘겼고 해킹툴은 내놓지 않았다.

올해 초 미 정보당국은 이 러시아인에게 해킹툴을 주든지 아니면 러시아로 들어가 다시는 나오지 말라고 경고했고, 러시아인은 “고맙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미 정보당국 관리들은 <뉴욕 타임스>에 러시아가 미 행정부 내에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벌이는 작전에 연루될 것을 우려해 거래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국은 이 신문의 취재에 “모든 국가안보국 직원들은 비밀정보를 보호해야 할 종신 의무가 있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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