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07 11:33
수정 : 2018.03.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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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9일 오후(현지시간)백악관에서 열린 정상간 상경례및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담소하고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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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언론인들 앞에서 “북한과 통화했다” 언급
미 언론들 ‘사실여부’ 두고 대혼선
NSC, 이틀만에 “문 대통령과 통화한 것”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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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9일 오후(현지시간)백악관에서 열린 정상간 상경례및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담소하고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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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합의되는 등 한반도 긴장완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과 전화했다”고 언급해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 큰 혼선이 빚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쪽과 통화를 했다는 건 남북정상회담만큼이나 큰 뉴스지만 이는 이틀만에 사실이 아닌 걸로 밝혀졌다.
혼선의 시작은 지난 3일 저녁. 약 600명의 언론인이 모인 ‘그리다이언 만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며칠 전 전화해 ‘대화하고 싶다’고 했다”며 “그래서 내가 ‘우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당신들은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말해줬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고 밝혔다. (▶관련 기사 :
트럼프 “북한과 만날 것” … 대북특사 파견에 대화로 한걸음) 발언을 있는 그대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통화한 것’이 분명했지만 당시 카메라가 꺼진 만찬장의 분위기 속에서 참석자들은 이 발언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다음 날인 4일 <로이터>는 ‘트럼프가 농담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당황한 건 오히려 백악관이었다. <로이터>의 보도를 보면, 해당 발언의 진의를 묻는 기자들에게 미국 정부 관계자는 지난 4일 “북한과 직접 통화한 내용이 아니다”라며 “(트럼프가 언급한 내용은) 한국 정부로부터 전해들은 정보”라고 밝혔다. 다만 <
시엔엔>(CNN)은 트럼프가 발언한 뒤 며칠 동안 백악관이 이 문제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하루가 더 지난 지난 5일(현지시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주체가 북한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CNN의 보도를 보면,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은 3월 1일 전화 통화의 상대로 문 대통령을 언급한 것”이라며 “이날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대화 진전 상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는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고 불가역적인 비핵화의 확고하고 명시적인 목표 위에 수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라고도 밝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북한과 전화했다”고 잘못 발언해 혼선이 인 셈이다. 미국 언론은 이런 트럼프에게 의문을 던졌다. <뉴욕타임스>의 도쿄지국장인 모토코 리치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가 ‘며칠 전에’ 북한에서 전화를 걸었다고 했는데, 그게 사실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였다고 한다”며 “이상하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의 안나 파이필드도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얼마 전에 트럼프가 북한이랑 ‘며칠 전 통화했다’고 말한 거 기억하나요? 그게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고 합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 언론은 지난 1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통화에 대해 자세하게 보도한 바 있다. (
▶관련 기사 :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곧 대북특사 파견”)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당시 보도에서 “문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부터 30분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한 통화에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때 논의했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북한 김여정 특사의 답방형식으로 대북특사를 조만간 파견할 계획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며 “양 정상은 향후 진행될 남북 대화의 진전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세회 기자
sehoi.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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