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01 18:14
수정 : 2005.12.01 23:39
미군 감축하면 이라크전쟁 어떻게 될까?
부시 ‘종교적 신념’ 강해 장기화될 가능성 커
이라크전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라크 주둔 미군 감축론이 공식화하면서 이라크전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12만5천여명(총선을 앞두고 16만으로 증원)인 이라크 주둔 미군을 내년에는 8만~10만명으로 줄이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병력이 줄더라도 부시 행정부는 2007~2008년까지는 이라크전을 계속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라크전의 이면을 집중 보도해온 시모어 허시는 <뉴요커> 최신호(12월5일치)에서 백악관과 국방부 관리들을 취재한 결과, 2008년 여름까지 미군의 이라크전 투입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군이 지상군을 감축하는 대신 공군력을 강화해 공습을 대폭 늘리는 것을 유력한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습이 늘면 이라크인 사망자가 급증하게 돼 국방부 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지상군 전략으로는 ‘소탕, 점령, 건설’이라는 새로운 전술이 추진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이는 미군을 이라크군 내에 배치하고 이라크군의 역할을 늘리되, 도시 지역 등 주요 거점의 치안을 확보하면서 점점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방식이다. 지금보다 적은 병력으로 전쟁을 계속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미 정부의 관리들은 이라크전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종교적 신념이 너무 강해 전쟁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본다. 한 전직 고위관리는 <뉴요커>에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신이 자신을 보냈다는 소명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민주당)은 11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2006년 미군 5만명을 줄이고, 2007년에 나머지 10만명을 감축한 뒤 소규모 군대로 대테러작전을 계속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의 안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결국 2007~2008년까지는 대규모 병력이 저항세력과 전투를 계속하게 되고 이후에도 ‘반테러 활동’으로 규모가 축소되겠지만 이라크를 무대로 한 미군의 활동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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