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1976년의 미국 사형제 부활이래 2일 새벽 2시(현지시간) 1천번째로 사형이 집행될 예정인 케네스 리 보이드(57)의 옛 군복차림 사진과 "살인하지 말라"는 구약성경 출애굽기 구절 등을 적은 플래카드를 든 사형제 반대자들이 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주도 롤리의 주(州) 의사당 앞에서 데모를 벌이고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보이드는 이혼한 아내와 장인을 살인한 죄로 사형선고를 받았다.(AP=연합뉴스).
|
'사형반대' 시위자 16명 체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당국은 2일 새벽 2시(한국시간 오후 4시) 전처 등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케네스 리 보이드(57)에게 독극물을 주사, 대법원의 1976년 사형제 부활 후 1천번째 사형을 집행했다. 1988년 전처인 줄리 커리 보이드와 장인 토머스 딜러드 커리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고 사형수로 복역해 온 그는 감형권을 가진 마이크 이즐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감형 요구를 수용하지 않음에 따라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소재 중부 교도소에서 독극물 주입 방식으로 처형됐다. 앞서 대법원과 제4연방순회항소법원도 1일 보이드씨가 별도로 신청한 최후의 감형 탄원을 각각 기각했다. 999번째 사형은, 지난 달 29일 오하이오주 당국이 장모와 의붓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존 힉스(49)에게 독극물을 주사하는 방법으로 집행했다. 당초 1천번째 사형집행은 30일 버지니아주에서 로빈 로비트(42)를 대상으로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마크 워너 주지사가 29일 로비트의 감형 요청을 수용, 종신형으로 형량을 낮춤에 따라 보이드가 1천번째 사형 대상자가 됐다. 이즐리 지사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compelling reason) 관용의 사유가 없다"며 감형 요구를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이즐리 지사가 2001년 취임 이후 사형 감형 요청을 두 차례 받아들인 적이 있으나 두 사건은 이번 사건과는 달리 감형 결정을 내릴만한 뚜렷한 법률적 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보이드는 '최후의 만찬'을 스테이크와 구운 감자, 샐러드 등을 먹은 뒤 가족들과 최후 상봉을 했다. 토머스 마헤르 변호사는 보이드씨가 사형집행 전 마음의 안정을 찾았지만 자신이 하나의 통계(1천번째 사형수)가 된다는 사실을 걱정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알코올 중독 경력도 있는 그는 이혼 후 방직공장의 트럭기사로 일하던중 전처와 장인을 살해했으며 자신의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사형 반대 운동가들은 1천번째 사형 집행을 앞두고 1일 저녁부터 롤리 교도소 밖에서 철야로 촛불 집회를 갖고 당국의 사형 강행을 비난했으며 이에 앞서 기독교인 약 100명도 교도소 밖에 모여 보이드 구명을 위한 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당국은 교도소 밖에서 '사형반대' 시위를 벌이던 16명을 체포했다. 국제앰네스티(AI) 미국 지부 등 인권단체들은 1천번째 사형 집행이 예정됐던 지난 달 30일에도 사형수 로비트에 대한 형 집행에 대비해 버지니아주에서 사상 최대 시위를 계획한 바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50개주 중 38개주와 연방정부가 사형제를 고수하고 있으며, AI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이란, 베트남의 경우 미국에 비해 사형 집행 건수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duckhwa@yna.co.kr (롤리<노스캐롤라이나> AP.로이터=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