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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27 16:51 수정 : 2018.07.27 21:2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클 코언.

트럼프의 ‘집사 변호사’ 출신…‘트럼프타워 회동’ 관련 폭로
“트럼프 주니어가 회동 계획 보고하고 허락받는 현장에 있었다”
성관계 입막음 녹음테이프 공개 직후 또 폭로…수사에 영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클 코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충복이었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비밀’을 폭로하고 나섰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가 1년 이상 지루하게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안다는 코언의 폭로 행진이 몰고올 결과에 미국 정가가 다시 주목하고 있다.

<시엔엔>(CNN)은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5개월 전인 2016년 6월의 ‘뉴욕 트럼프타워 회동’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주장을 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코언의 발언을 들었다는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에게도 이런 사실을 진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타워 회동’은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당시 트럼프 후보 쪽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해킹 및 해킹 자료 폭로 등 러시아 쪽의 미국 대선 개입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와, 그 과정에서 공모했는지가 핵심이다. ‘트럼프 타워’ 회동은 러시아 쪽과 연결된 홍보 전문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에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 홍보 전문가는 러시아 관리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흠집 낼 정보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선거대책본부장 폴 매너포트가 트럼프타워에서 러시아인 4명을 만났다. 러시아인들 중에는 크렘린궁과 친분이 있는 변호사, 러시아 재벌을 위해 일하는 사업가, 러시아 국가보안위원회(KGB)와 연결된 로비스트가 포함됐다.

이 회동이 지난해 7월 폭로되자, 트럼프 대통령 쪽은 여러 차례 말을 바꾸며 해명에 진땀을 뺐다. 힐러리 후보에 대한 공격 자료를 얻으려고 러시아인들을 만났다면 러시아 정부의 대선 개입에 공모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좋은 정보를 기대하고 갔지만 별 게 없었다고 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정보에 목말라 있다가 발생한 해프닝일 뿐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타임스>의 보도 전까지 이 회동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코언의 주장은 이를 뒤집는 것이다. 코언 쪽은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쪽의 회동 제안을 전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보라고 지시하는 현장에 코언이 함께 있었다고 했다.

이런 말은 “공모는 없었다”는 차원을 넘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은 없었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러시아 쪽이 해킹을 통해 미국 대선에 영향력을 끼치려 한 것만큼은 미국 정보기관들이 이미 인정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코언 쪽의 폭로가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공모 혐의를 입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주니어 등은 러시아인들을 막상 만나보니 대선과 관련 없는 엉뚱한 얘기만 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특검 입장으로서는 이 회동과 러시아의 개입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코언 쪽의 폭로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심을 더욱 짙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캐런 맥두걸.
코언 쪽은 지난 24일에도 <시엔엔>을 통해 그와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녹음 테이프를 공개해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대선 2개월 전인 2016년 9월에 녹음된 대화는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은 <플레이 보이> 모델 출신의 캐런 맥두걸에 대한 입막음을 논의하는 내용이다. 당시 코언은 한달 전 15만달러(약 1억6700만원)를 주고 맥두걸의 얘기에 대한 독점 게재권을 산 대중지 <내셔널 인콰이어러>한테 독점 게재권을 사들이자고 트럼프 대통령한테 제안했다. 그래야 더 안심이 된다는 것이었다. 코언이 돈 지불 문제를 얘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현찰로 지불”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녹음 테이프에 들어있다.

두 차례의 폭로를 통해 코언의 적극적인 ‘배신’ 의사가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10여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로서 집사 수준의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하면서 충성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 이후 자신을 부르지 않고 냉대하자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엔엔>은 특검에 의해 뉴욕 검찰로 탈세 등의 혐의가 통보돼 수사를 받는 코언이 “왜 나한테 연락하지 않냐”며 트럼프 대통령 쪽에 대한 서운함과 배신감을 토로한 바 있다고 전했다. 코언은 특검에 트럼프 대통령의 비밀을 제공하는 대가로 처벌을 덜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하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코언의 변심에 대해 “그는 수년간 거짓말을 해온 인물”이라고 반응하고 있다.

최근 일부 미국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주변의 일부를 기소한 특검이 수사를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코언의 적극적 협조가 수사의 새 동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이 사법방해 혐의와 이어지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자신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비난하는 트위트를 반복적으로 올린 것은 사법방해 행위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있지 않냐는 것이다. 그러나 줄리아니 전 시장은 “수사를 방해하려면 비밀스럽게 하지 그렇게 공개적으로 하겠냐”고 반박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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