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21 16:55
수정 : 2018.08.21 19:36
후보 등록 후 첫 여론조사서 압도적 1위
유엔인권위 “룰라 정치적 권리 보장해야”
현 정권 지지율은 3%… 대선 정국은 혼돈 속
|
지난 4월 경찰이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12년1개월 형을 선고받은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을 시도하는 가운데 지지자들이 그를 보호하며 경찰과 대치 중이다. 상베르나르두두캄푸/AP 연합뉴스
|
브라질 대선 후보 등록이 15일 마감된 뒤 처음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부패 혐의로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2) 전 대통령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룰라 전 대통령의 피선거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10월로 예정된 브라질 대선 정국이 혼란에 빠졌다.
여론조사업체 엠디에이(MDA)가 20일 발표한 ‘브라질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를 보면 브라질 노동자당(PT)의 룰라 전 대통령이 37.3%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룰라는 2003∼2011년까지 재임기간 동안 강도 높은 사회 개혁을 통해 경제 호황을 이끈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재임 중 뇌물을 받은 혐의로 2심에서 12년형을 선고 받고 4월부터 복역 중이다. 그의 뒤를 이어 극우 성향인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18.8%를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다.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에도 룰라의 대선 출마 여부는 불투명하다. 브라질에선 법령에 따라 실형이 선고된 정치인의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와 관련해 유엔인권위원회는 브라질 노동자당에 보낸 서한에서 “브라질 정부가 룰라의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룰라 전 대통령을 수감해서는 안 되고 올해 대선 출마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자 1만명은 15일 법원 앞에서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브라질 선거법원은 다음달 17일까지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설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미셰우 테메르 정부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3% 아래로 추락했다. 또 테메르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는 국민이 92%인 것으로 조사됐다. 테메르는 부통령 재임 시절인 2016년 노동자당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후 같은 해 우파 정부를 출범시켰다. 이후 브라질을 덮친 경제위기로 인해 역대 가장 인기 없는 정부라는 오명을 얻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광고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