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14 17:21
수정 : 2018.11.1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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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각) 미국행 중미 카라반 1진이 처음으로 미국과 접경한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에 도착한 가운데, 일부 남성들이 철제 국경장벽 위까지 올라가고 있다. 티후아나/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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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온두라스에서 멕시코 종단
미, 철조망 설치·도로 폐쇄…긴장 고조
카라반 “어떻게든 미국땅 발 디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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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각) 미국행 중미 카라반 1진이 처음으로 미국과 접경한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에 도착한 가운데, 일부 남성들이 철제 국경장벽 위까지 올라가고 있다. 티후아나/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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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망명을 희망하는 중미 국가 이민자 행렬인 ‘카라반’의 최선봉 일행이 13일 미국 남부와 접경한 멕시코 최북단에 도착했다.
360여명의 카라반은 이날 버스를 타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맞닿은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에 도착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지난달 12일 온두라스를 떠난 지 꼭 한 달여 만에 약 3600㎞를 달려온 것이다. 이 중 20여명이 도착 직후 두 나라를 가르는 철제 장벽의 맨 위까지 올라가 20여분가량 앉아서 건너편을 살피는 바람에 미국 국경수비대가 말과 트럭을 타고 현장에 급파되기도 했다.
온두라스 출신의 호세 메히나는 “행복하다. 신이 도우셔서 미국까지 한 걸음뿐인 이곳까지 왔다”며 “쉽진 않겠지만 일단 국경까진 가서 어떻게 되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 <엔피아르>(NPR)는 “티후아나에 도착한 카라반 1진의 상당수는 멕시코시티에서 본진으로부터 떨어져나와 앞서간 성소수자 그룹이라고 전했다.
멕시코 중부 과달라하라에서 합류해 잠시 숨을 고르던 카라반 본진 5000여명도 13일 북상을 재개했다. 유모차에 한 살배기 딸을 태운 마리벨은 “트럼프가 한 말을 전부 알고 있다. 국경을 막을 테면 막으라지, 우린 어쨌든 뚫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별개로 과달라하라의 남쪽에 있는 멕시코시티에도 이날 1300여명의 카라반이 도착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입국 불허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는 미국과 어떻게든 미국 땅에 발을 디디려는 카라반의 접촉이 눈앞의 현실로 닥쳐오면서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텍사스·애리조나·캘리포니아 등 남부 3개 주에 연방군 병력을 7000명까지 늘려 배치하고 철조망과 바리케이드를 치는 등 경계 태세를 바짝 강화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14일 직접 현지를 시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세관·국경보호국은 성명을 내어 티후아나에서 샌디에이고로 진입하는 검문소로 연결된 도로 일부를 폐쇄하고 국방부의 가시철조망 및 바리케이드 설치 작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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