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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19 14:16 수정 : 2005.12.19 14:28

캐나다에서 우대받는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약자들이다. 장애인, 아이, 노인 그리고 여성! 이 순위를 잘 들여다 보면,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보호대상 1순위'로 정하고 국가재정과 다양한 법으로 이들을 보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장애인들은 선진국에서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고 지내게 되고, 이를 두고 "선진국은 장애인 천국"이라고까지 말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장애인우대’라는 가치관은 이들 사회에서 상식화되어있다. 때문에 장애인들도 쇼핑센터나 도서관, 그리고 수영장 등 각종 시설을 이용하면서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그 삶을 즐기게 된다. 국가는 이들의 생활권을 위해 편의시설이 제공되도록 모든 건축물을 우선적으로 엄격히 규제한다. 즉 이들 장애인 편의시설이 규정대로 마련되어있어야만 건축허가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비록 그 시설의 이용빈도가 적을 지라도 장애인 전용시설이 건축물에 '반드시' 설치되도록 하는 것은, 이들 장애인시설을 '비용측면'에서 생각한 것이 아니라 '인권보호측면'에서 그 생활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가치관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시설이 마련되어있으므로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과 일상생활을 같이 하게 된다. 즉 잦은 만남을 통해서 비장애인들도 장애인을 생각할 때, '장애가 불편하긴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는 인식을 가지도록 한다. 때문에 이들 선진사회에서 <비장애아가 장애아를 특별히 놀리는 문화>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장애인들도 '당당하게' 생활의 즐거움을 누릴 귀중한 존재라는 인식이 상식화되어있다.

장애인들을 '특수하게' 생각지 않도록 하는 상식의 확장과정을 보면, 방송매체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우연히 보게된 TV방송도 장애인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운동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아침체조 프로그램이 보여주듯이, 다리가 불편하여 휠체어생활을 하는 장애인도 비장애인들과 같이 체조를 하는 것, 즉 장애인도 비장애인들처럼 언제 어디서나 동등한 권리를 가졌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이렇듯 일상에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생활하는 것을 보는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장애인들을 자신들과 다른 존재로 인식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선진국의 장애인들의 우대상황을 보면서, 나는 우리사회에서 장애시설이 많이 미비하다는 점과 아직도 굳어진 '장애인 차별시선'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이는 과거시대에 존재했던 장애인 차별의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있는 가정은, 장애인을 남보기에 부끄럽게 생각하고 이를 숨기거나 장애가족이 외부생활을 할 기회마저 주지 않으려는 비정함까지 있다. 심한 경우, 장애인시설을 혐오시설로 취급해 버리거나 부동산가격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사회가 아직 우리사회인 것이다.

장애인 차별의식과 제약은 과거시대의 선진국에서도 존재했었다. 단지 이들 선진사회는 법과 사회인식의 변화를 통해서 장애인들에게 가해졌던 비인간적 상황을 제거해 왔을 뿐이다. 실제로 선진사회로 갈수록 건축물에 <장애인 시설>설치를 의무화하고 이를 철저히 지킨다. 혹시라도 법규정을 어길 때는 건축허가가 나오지 않으므로 선진국의 대형건축물에는 장애인시설이 없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마련된 장애인시설을 통해서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과 늘 같이 생활할 수 있다.

거꾸로 생각하면, 장애인들이 드나들 수 없는 장소가 많을 수록 그 나라는 아직 선진국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한마디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과 시설공유의 정도는, 선진국/비선진국을 가르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선진국대열에 끼기를 원한다면, GNP의 증가만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사회인식 바꾸기작업'이 병행되어야만 한다. 즉 '선진국'이란 부자나라일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그 비인간적 사회조건을 인간적으로 바꾸어나간 사회’라는 생각이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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