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26 18:22
수정 : 2005.12.26 18:22
적대관계 인도-파키스탄에 각각 전투기·미사일 팔면서 ‘균형’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세 차례나 전쟁을 치를 정도로 경쟁관계에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에 무기를 판매하면서 균형을 잡기 위한 곡예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통신은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지난주 잇따라 파키스탄을 방문한 사실을 미국의 F-16 전투기 판매 재개 움직임과 결부시켰다. 미국은 1990년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을 이유로 무기 수출을 중단했다.
파키스탄은 애초 75대의 신형 F-16과 11대의 개량형 F-16을 사겠다는 의사를 미국에 타진했으나, 미국은 대지진 참사 이후 구매 계획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파키스탄에 300기의 사이드와인더 미사일과 60기의 하푼 미사일도 판매할 계획이다.
부시 행정부는 또 인도에 F-16, F-18 등 다목적 전투기 126대와 이들에 장착할 최첨단 레이더 판매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인도는 P-3C 초계기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 전자전 장비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행정부는 인도·파키스탄과 모두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인도와는 냉전 종식 이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파키스탄 역시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하면서 가까운 사이가 됐다.
그러나 1947년 이래 세 차례나 전쟁을 치른 인도와 파키스탄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는 두 나라의 군비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은 양국 간 갈등이 재연될 경우 미국이 전운이 감도는 지역에 첨단 무기를 판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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