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앗! 뜨거워..부시 등 거물 정치인 돈 반환 러시 |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로 부터 기부금을 받은 조지 부시 대통령을 포함, 미국 거물 정계 인사들의 기부금 반납이 잇따르고 있다.
데니스 해스터트(공화ㆍ일리노이)하원의장이 3일 아브라모프와 그의 동료, 고객들로 부터 지난 2001~2004년 받은 기부금 5만7천250 달러를 자선 단체에 기부할 뜻을 밝힌데 이어 백악관도 4일 부시 대통령 선거운동본부가 지난 2000년과 2004년 아브라모프로 부터 받은 기부금을 역시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선거운동본부가 아브라모프로 부터 직접 받은 기부금은 8천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아브라모프를 대면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를 알지 못한다"고 강조하는 등 파장의 불똥이 부시 대통령에게 뛸까봐 경계하고 있다.
아브라모프는 지난 2003년 여름 가봉의 오마르 봉고 대통령에게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을 주선하는 대가로 900만 달러를 요구한 사실이 있으며, 두 정상은 10개월이 지난 2004년 5월 부시 대통령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회동한 바 있다.
이에앞서 지난달 상하의원 통틀어 서열 1위인 콘래드 번즈 (공화ㆍ몬태너) 상원의원이 기부금을 자선단체에 보내겠다고 밝혔으며, 서열 4위인 바이런 도건(민주ㆍ노스 다코타) 상원의원은 기부금을 아브라모프가 로비를 위해 거둬들였던 인디언 부족들에게 반환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이 아브라모프 사건이 터진 이후 반환 또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한 돈은 30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지난 2001~2004년 아브라모프로 부터 직접 1만7천 달러를 받는 등 그의 최대 수혜자인 톰 딜레이(텍사스) 전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아직 반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딜레이 의원의 경우 지난 2002년 8월 16만 달러 짜리 스코틀랜드 골프 여행 경비를 아브라모프의 후원 아래 다녀왔으며, 그의 전 부비서실장이자 인디언 카지노 로비의 핵심 인물인 토니 루디의 부인이 아브라모프의 친구가 운영하는 한 유대계 비영리 단체로 부터 5만 달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는 등 아브라모프 스캔들에 가장 깊숙이 연루돼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정가에서는 이미 선거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딜레이 의원이 원내 대표 복귀는 물론 정치 재개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딜레이 의원 자신은 주변에 결백함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4일 해스터트 의장의 돈 반납과 뉴트 깅그리치(공화ㆍ조지아)전 하원의장이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딜레이 의원을 영구적으로 대체할 새 원내 대표의 선출을 촉구한 것, 공화당 전략가들이 로비스트의 영향력을 제어하기 위한 법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사실 등을 지적하면서 "공화당 지도부가 아브라모프와 거리를 두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