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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07 09:53 수정 : 2006.01.07 09:53

한국어 등 아시아.중동어 핵심 전략 외국어 선정

미국이 교육장관 뿐 아니라 대통령과 국무.국방장관, 의회, 공사립 대학총장 등까지 모두 외국어 교육 강조에 나섰다.

말뿐 아니라 2007 회계연도에 다양한 외국어 구사력 강화 프로그램으로 1억1천40만 달러의 예산을 짤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국방부는 군 자체 필요성에서 역시 2007 회계연도부터 5년에 걸쳐 7억5천만달러를 군대내 외국어 능력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5일 국가안보외국어구상(The National Security Language Initiative)을 발표하고, 5,6일 미 전국 120개 주요 공사립대 총장들이 국제교육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을 계기로 부시 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마거릿 스펠링스 교육장관, 데이비드 추 국방부 인사차관 등이 연설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미국민에 대한 다양한 외국어 교육 필요성을 역설했다.

미 언론에 크게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미 교육.국무.국방부와 대학이 외국어 교육 강화에 손잡고 나선 것은 "이는 단순히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문제이고, 공민(civic) 문제이고, 사회적 문제이고, 국가안보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스펠링스 교육장관은 말했다.

스펠링스 장관은 외국어 교육 뿐 아니라 전 지구적인 지식경제 시대에 미국인들이 지구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미국의 각급 교육 전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5,6 이틀간 초점은 미국의 국가안보와 경제안보에 전략적 가치가 있는 지역의 핵심 외국어들을 능통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방안에 모아졌다.

라이스 장관은 "지구 무게중심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옮겨가고, 중동 같은 지역에서 민주개혁을 위한 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이들 지역의 핵심 전략 외국어 습득에 NSLI의 목표를 둬야 한다고 말했고, 스펠링스 장관은 "아랍어, 중국어, 한국어, 인도어, 기타 핵심 언어들"에 대한 각급 학교의 교육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들은 일본어, 우르두어 등도 들었다.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에 '국가안보'가 들어간 것은 9.11테러 공격 직전인 9월10일 알 카에다 용의자들간 "내일이 제로 아워다" "경기는 내일 시작된다"는 교신 내용을 감청하고도 공격 당일에야 번역돼 그 다음 날 정책수립가들에게 보고된 뼈아픈 실패의 기억이 이 프로그램의 출발점이 됐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미군들이 현지 언어 구사자 부족에 시달린 경험도 있다.

NSLI는 라이스 국무장관이 국무장관으로 옮기기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국가안보 뿐 아니라 세계에서 미국의 위상과 사상 및 경제 경쟁력에 대한 도전 과제들의 대처 방안을 좀더 폭넓게 생각해보자"고 제안한 데서 출발했다.

라이스 장관과 스펠링스 장관 등은 최근 미국이 처한 상황을 1957년 가을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로 우주경쟁을 선점당한 '스푸트니크 충격'에 비유했다.

스펠링스 장관은 오늘날 당시와 같이 "상징적인 대형 충격은 없지만, 작은 신호들이 빠르게 수평선에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고교생 가운데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44%에 불과하고 그나마 70%는 스페인어에 편중돼 있지만 "유럽연합, 중국, 태국, 심지어 카자흐스탄 같은 나라들에선 제2외국어, 제3외국어까지 필수과목으로 이수케 하고, 10세 이전에 외국어 교육을 시작한다"고 스펠링스 장관은 지적했다.

그는 "이들이 다른 나라와 관계나 거래 때 영어만 하는 미국인에 비해 경쟁력이 강할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고교가운데, 아랍어, 중국어, 러시아어, 한국어, 일본어, 우르두어 등 미 정부가 핵심 전략 언어로 간주하는 외국어를 배우는 학생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NSLI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는 핵심 필수 외국어 능통자 숫자를 늘리고, 특히 이들 외국어에 대한 조기교육을 강화하는 데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유치원부터 시작, 초.중.고교를 거쳐 대학까지 일관되게 한 외국어를 배우게 한다는 것이다. 이미 포틀랜드에서 시험학교를 선정, 시행에 들어갔다.

둘째는 이미 이들 언어를 배운 사람들에 대한 심화 학습 지원을 통해 고급 외국어 구사자를 확보한다는 것이고, 셋째는 외국어를 가르칠 강사와 교사를 미 국내외에서 늘리는 계획이다.

잘 알려진 풀브라이트 장학생 제도를 통해 이들 핵심 외국어 지역 학생들이 미국에서 외국어를 가르치도록 하고, 길먼 장학생 제도를 통해 소외계층 미국 학생들의 해외연수를 지원할 예정이다.

2009년 여름까지 최대 3천명의 미국 고교생을 해외 외국어 연수 장학생으로 파견하는 안도 들어있다.

미 국방부의 별도 프로그램엔 매년 3천명 정도에게 기본 외국어 구사력을 갖추게 하는 계획도 있다.

국무부는 외국어 심화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학자금을 받은 학생들은 졸업후 정부 공직에 의무기간 봉직케 하되, 적절한 자리가 없을 경우 민간 '외국어예비단'에 4년동안 명부를 올려놓고 정부에서 필요에 따라 소집할 경우 6개월 이내기간 이에 응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교육부 역시 일종의 외국어 교사 '집배소'를 만들어 이 프로그램 신청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특정 외국어를 가르칠 학교가 있으면 그 학교와 맺어주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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