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09 13:35
수정 : 2006.01.09 13:37
미국에서 해마다 실시되는 '올해의 황당한 소비자 경고문' 국제 경연에서 페인트 제거용 히트건(권총 모양의 열풍기)의 경고문이 1위에 올랐다.
NBC 뉴스는 화씨 1천도(섭씨 538도)의 열을 내는 이 제품의 사용 설명서에 적혀 있는 "이 공구를 헤어 드라이어로 사용하지 마시오" 라는 경고가 올해의 '가장 황당한 경고문'으로 뽑혔다고 8일 보도했다.
이 경고문을 발견해 경연에 보낸 사람은 미시간주 홀란드에 거주하는 탐 브루넬리라는 남성으로, 그는 1위 상금 500달러와 함께 필립 하워드의 저서인 '상식의 죽음(the Death of Common Sense)'이라는 책을 부상으로 받게 됐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이 경연은 M-LAW 라고 불리는 소비자 감시그룹인 '미시간 소송 오용 감시(Michigan Lawsuit Abuse Watch)' 주최로 열렸다.
지난해에는 화장실 변기 청소용 솔의 "몸을 닦는데 쓰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1위를 차지했다.
M-LAW 의 로버트 도리고 존스 회장은 "경고문들은 각종 소송이 난무하는 시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남발되는 각종 소송으로 인해 모든 상품에 지나칠 정도의 경고문들이 잔뜩 붙게 되는 것"이라며 "판사들이 이런 가치없고 하찮은 소송들을 기각한다면 황당한 경고문들도 줄어들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M-LAW측은 이 경연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경고문을 주의 깊게 읽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불필요한 소송을 줄일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거액의 소비자 피해 배상 소송이 많고 기업들에는 "경고하지 않으면 소송당할 수 있다"라는 개념이 퍼져 있는 미국에서는 어디에서나 당연하고 또 우스꽝스럽게까지 보이는 경고문들이 넘쳐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올해 경연에 소비자들이 발견해 보내온 황당한 경고문들 가운데 미시간주의 잼 새르더가 보낸 부엌칼 경고문 "절대로 떨어지는 칼을 잡으려 시도하지 마시오 "가 2위를 차지, 상금 250달러를 받게 됐다.
또한 콜로라도주의 앨리스 모간이 보낸 칵테일용 종이 냅킨에 적힌 경고문이 3위로 100달러의 상금을 받게 됐는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 헤드섬 주변의 운하 지도가 그려진 이 냅킨의 경고문에는 "주의: 항해에 이용하지 마시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설치류와 해충등으로부터 정원수를 보호하는데 쓰이는 제품인 삵쾡이 오줌을 말린 '옐로 스노 (yellow snow)'병의 "식용이 아님"이라는 경고문과 제빵용 팬의 "오븐용기는 오븐속에서 이용하고 나면 뜨거워짐"이라는 경고문이 각각 감투상을 차지했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 (시카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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