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09 18:20
수정 : 2006.01.09 18:20
거대조직 이민단속반 책임자로 측근 마이어스 임명
뉴욕타임스 “능력보다 연줄 고려한 대표적 정실인사”
미 백악관과 공화당이 잭 아브라모프 파문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조지 부시 대통령의 ‘밀어붙이기’식 정실인사가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상원 인준절차를 피하기 위해 상원 휴회 중이던 지난주 전격적으로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반(ICE) 책임자로 줄리 마이어스(36) 전 백악관 인사담당 특별보좌역을 임명했다. 마이어스는 리처드 마이어스 전 합참의장의 조카이며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 비서실장인 존 우드의 아내라는 화려한 배경을 갖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8일 그가 이민문제를 담당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조직을 관리해본 경험도 없다는 점에서 능력보다는 연줄이 고려된 대표적인 ‘정실인사’라고 지적했다. 마이어스는 지난해 부시 대통령에 의해 이 자리에 지명됐을 당시에도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그의 경험부족을 들어 상원 인준이 힘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이민세관단속반은 연간 예산이 40억달러에 달하고 직원수만 1만5천명에 달하는 거대조직이다.
보수파 대변지로 좀처럼 부시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비판하지 않던 <내셔널 리뷰>조차 지난해 9월 사설을 통해 마이어스 지명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늑장대응 논란으로 물러난 마이클 브라운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과 비유하면서 국토안보부 내 핵심 자리에 대한 또 한번의 자격미달자 인선이라고 비판했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상원 휴회기간 중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임명을 강행했고,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법률고문을 연방대법관으로 지명했다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의 반발을 초래했다. 또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메릴랜드주에서 자신의 선거책임자를 지낸 엘런 소어브레이를 국무부 난민·이민 담당 차관보로 지명해 정실인사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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