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로 공식 선거운동이 종료한 가운데 칠레 여론조사기관 모리(MORI)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당, 기민당이 주도하는 좌파 '민주주의 협정'의 바첼렛 후보는 45%, 이에 맞서는 야권의 중도우파연합 세바스티안 피녜라(56) 후보는 40%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따라서 지난 2-9일 유권자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결과에 기반해 볼 때 이번 결선투표에서 바첼렛 후보가 53%대 47%의 6%포인트 차로 승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범위는 ±3%포인트다.
이에 대해 모리 여론조사기관 마르타 라고스 대표는 "53%대 47%로 승리할 것으로 예측된 것은 중남미 여성 대선후보로서는 진실로 압도적 우세라고 할 수 있다"면서 "홀로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로서 그녀(바첼렛 후보)는 권력 없는 사람들을 위해 권력의 불평등을 깨뜨릴 것이라는 희망을 대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 1차투표에서 바첼렛 후보는 46%, 피녜라 후보는 25.4% 득표율을 각각 얻었다.
바첼렛 후보가 이번 결선투표에서 승리하면 칠레 첫 여성 대통령 기록을 세우게 되고 동시에 좌파연합에는 1990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정 종식 이후 4번째 연속 집권을 안겨준다.
실패로 끝난 두 번의 결혼에서 세 자녀를 둔 바첼렛 후보의 대선 승리는 전통적으로 남성 주도 보수주의가 지배해온 칠레에서 획기적 사회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정치 평론가들은 분석한다.
바첼렛 후보는 칠레 첫 여성 국방장관에다 보건장관으로 재임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나아가 민주화 투사로서의 이미지가 피노체트 치하 20년 가까이 이어진 군정기간 많은 시민들의 민주화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논평했다.
공군 장성이었던 아버지가 1973년 피노체트 쿠데타 당시 체포돼 고문을 받은 후 사망했으며 이후 그녀 자신도 어머니와 함께 체포돼 고문을 받았고 해외 망명길에 올라야만 했다.
국민혁신당(RN) 소속 피녜라 후보는 칠레 란 항공사 및 칠레비시온 TV 방송국 주요 주주인 억만장자로 보수적 경제정책과 온건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한편 칠레의 새 대통령은 오는 3월11일 공식 취임한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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