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16 10:10
수정 : 2006.01.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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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칠레의 첫 여성대통령으로 당선된 집권 중도좌파의 미첼 바첼렛이 지난달 13일 수도 산타아고에서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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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 확정된 집권 중도좌파연합 '민주주의 협정'의 미첼 바첼렛(54.여) 당선자는 보수주의적 남성 우월주의가 지배해온 칠레의 사회변혁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좌파연정 경선에서 경쟁했던 칠레 최초 여성 외무장관 솔레다드 알베아르(54.기민당)와 함께 칠레 정계를 좌지우지해온 '여성 쌍두마차'중 한명이다.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계속 수위를 달려온 바첼렛은 리카르도 라고스 현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당의 대선 후보로 일찌감치 지명됐다. 중도좌파 연합의 단일화 과정에서 알베아르 전 장관의 지지를 무난히 이끌어냄으로써 좌파연합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두 여성은 오래 전부터 대권후보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 칠레 대선정국의 여성파워 돌풍을 예고했다. 칠레 첫 여성 국방장관(2002-2004년)에다 보건장관을 역임한 바첼렛 당선자는 변화를 상징하는 사회 혁신가로 보수적 가톨릭 문화권인 칠레의 사회변화를 대변하는 정치인으로 급부상했다.
사회변혁 운동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바첼렛은 어린 나이에 진보적 이념의 사 회당에 입당, 정치인의 꿈을 키워왔다. 젊은 시절 '청년 사회주의자' 비밀조직원으로 활동했고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집권초기 수주간 투옥되는 등 '여성 투사 이미지'가 강하다는 평가다.
칠레대학에서 소아과를 전공한 전문의 출신의 바첼렛은 피노체트 군정 초기 고문으로 숨진 군 장성의 딸이다. 자신도 어머니와 함께 투옥된 데 이어 해외 망명을 떠나는 등 고초를 겪었으며 2000년 보건장관으로 발탁되며 두각을 드러냈다.
그녀의 첫 망명지는 호주였고 이후 동독으로 가 1980년 귀국할 때까지 거주했 다. 미국 국방대학에서 군사학을 수학하고 칠레에서도 군사학을 공부했는데 당시 군 장성들 사이에 유명 인사로 회자됐다. 칠레 공군은 그녀의 이름이 새겨진 가죽 비행재킷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녀는 여성인권 개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자유무역경제 정책을 기조로 하면서 빈민을 위한 사회제도 개선 등 라고스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중도좌파 정책 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바첼렛 당선자는 지난달 연합뉴스와 e-메일 회견에서 "현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각계 각층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며 그들의 요구 및 희망사항을 대화를 통해 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칠레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대해 "IT(정보 기술), 학술 분야 협력 및 운송 부문 합작투자와 같은 전략적 협력이 매우 고무적일 것"이라며 대통령 재임 기간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두 번의 이혼으로 끝난 결혼생활에서 12세된 딸과 성장한 다른 두 자식을 두고 있다. 동독 체류 시절 같은 칠레인 망명자였던 동료와 결혼했고 칠레로 돌아온 뒤 두 사람은 이혼했다. 종교적으로는 불가지론자로 알려져 있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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