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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미첼레 바첼레트 후보가 15일 수도 산티아고에서 열린 당선축하 행사에서 딸 프란시스카(왼쪽 끝), 아들 세바스티안과 그의 연인의 박수를 받으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 산티아고/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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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스 ‘개방 경제’ 바통 이을듯 최고 권좌에 오르기까지 그는 숱한 역경을 헤쳐 와야 했다. 그의 아버지 알베르토는 공군 장성으로 1973년 피노체트 쿠데타 당시 민선 살바도르 아옌데의 사회주의 정권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고문을 받아 사망했다. 당시 의대 3년에 재학 중이었고 사회당원이던 그도 어머니와 함께 체포돼 구타 등 고문을 받았다. 그는 석방된 뒤 오스트레일리아와 동독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5년 만에 귀국했다. 의학박사 학위를 딴 뒤 그는 비밀 사회당원과 엔지오 회원으로 군부독재 희생자들의 자녀를 치료하는 등의 활동을 하면서 정치적 기반을 닦아왔다. 2000년 사회당 동료인 리카르도 라고스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본격적인 정치 일선에 나서 보건장관을 거친 뒤, 2002년엔 남미 첫 여성 국방장관을 경험했다. 그는 장관 시절 의료제도 개선, 군부와의 화해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라고스 현 대통령의 후계자라는 평을 듣는다. 따라서 그의 정책 방향도 현재의 틀을 거의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칠레는 좌파 정권이기는 하지만 시장경제의 틀에 충실한 노선을 걷고 있다. 라고스 대통령은 집권기간 동안 미국·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등 개방정책을 통해 경제의 돌파구를 찾아왔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경제성장률 6%를 일궈내는 등 비교적 견실한 경제성과를 내왔다.
바첼레트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에 시장경제의 틀 위에서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한 연금제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뉴스위크>는 그가 기존의 경제성과를 토대로, 노동자 권리 보호, 공공분야 차별금지, 탁아소 증설 등 주로 사회부문의 정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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