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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27 16:55 수정 : 2006.01.31 16:16

과연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연간 군비지출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까? 최근 미국 국방예산에 대한 자료를 통해 그 실상을 파악해 보자.

지난 2000년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의 국방예산은 급속하게 증가해왔다. 2001년 당시 3,080억 달러였던 미국의 국방예산은 2002년 3,510억 달러, 2003년 3,960억 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작년 2005년에는 4,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5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동안 1천억 달러가 넘는 돈이 증액된 셈이다. (미국이 작년에 군비로 쓴 4,200억 달러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400조 원이 넘는 액수로, 올 해 우리 정부예산 203조 원의 두 배에 달한다)

대체 부시 행정부는 무엇때문에 이렇게 많은 돈을 군비에 쏟아붓고 있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수렁에 빠진 이라크 전쟁이다. 몇 주 전,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콜럼비아 대학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라크 전쟁비용이 장기적으로 최대 2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렇게 단언하고 있다. “보수적으로 접근했음에도 이라크 전쟁비용이 얼마나 막대한지에 놀랐다. 자신 있게 말하건데 1조달러는 넘을 것이다.” (Even taking a conservative approach, we have been surprised at how large they are. We can state, with some degree of confidence, that they exceed a trillion dollars)

한편 이처럼 막대하게 늘어나고 있는 미국의 군비는 평범한 미국인들의 삶을 점점 압박하고 있다. 2003년 미 연방정부의 자유재량예산 중에서 군사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1.6%나 되었다.(자유재량예산=연방정부의 예산 총액에서 국채관련 비용을 뺀 나머지)

반면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공공교육 서비스 때문에, 미국 성인의 5분의 1 이상이 구직신청서나 도로표지판을 제대로 읽지 못 하는 문맹(文盲)이다. 또한 4천 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보험혜택을 전혀 받지 못 하고 있으며, 3천 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빈곤 상태이다.

군비지출 2위~10위 국가들의 국방예산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돈을 군비로 지출하고 있는 미국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유아사망률이 높은 나라라는 사실은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군비지출과 복지의 반비례 현상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참여정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하고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참관"하기로 합의하면서, 우리나라의 군비 예산 또한 급증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온갖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이 합의로 인해 우리나라가 동북아의 불안정에 휘말릴 개연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참여정부는 2020년까지 매년 8~9%의 국방예산 증액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군비 증액에 대한 압력은 양극화 해소 재원을 마련하는데 있어 또 하나의 장애물이 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른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양극화 문제를 해결했다는 나라들 가운데 우리나라만큼 군비를 많이 쓰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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