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04 09:24
수정 : 2006.02.04 09:24
, '악의 축'에 베네수엘라 추가 움직임
미국이 3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정부가 전날 베네수엘라 주재 미 대사관 해군무관을 간첩 혐의로 추방키로 한 데 맞서 베네수엘라 외교관 추방령으로 대응, 양국 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숀 매컷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관의 여성 행정실장 헤니 피구에레도 프리아스를 기피인물로 지목한다"면서 "당사자는 향후 72시간내에 미국 영토를 떠나야 한다"고 발표했다
피구에레도 행정실장은 그간 미 행정부 관리들과 거의 접촉이 없었으며, 주미대사관 살림과 인사문제를 책임지면서 주미 베네수엘라 대사 개인에 대한 자문역을 맡아왔다.
매컷 대변인은 또 "우리는 베네수엘라와 대응하길 원치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번 일은 베네수엘라측에서 먼저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차베스 대통령은 전날 집권 7주년 기념 TV연설에서 "미 대사관의 존 코레아 해군 대위를 추방키로 했다"면서 "그는 베네수엘라 군 관련 비밀 정보를 빼내 미 국방부에 넘겨 왔고, 2002년엔 군부 쿠데타 음모를 지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 제국주의 정부에 강력히 경고한다"면서 "미국측의 간첩 행위가 계속된다면 미 무관 전원을 추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주 군용기 수입 관련 기밀 정보를 미국측에 제공해온 전현직 군 장교가 적발됐다고 발표한 뒤 미 대사관 직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나 미 대사관측은 간첩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이에 대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차베스 대통령을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 "차베스처럼 히틀러 역시 합법적 선거를 통해 집권한뒤 독재자가 됐다"며 "차베스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의 연대는 우려스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존 니그로폰테 국가정보국장도 "베네수엘라는 쿠바 뿐 아니라 북한, 이란과도 경제 군사적 외교 관계를 강화하고, 대미 석유 수출을 줄이려 하고 있다"면서 "베네수엘라는 북한, 이란 같은 '악의 축' 국가와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국 갈등은 반미 사회주의 노선을 표방한 차베스의 집권 초부터 끊임없이 계속돼 왔으며, 특히 차베스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집권을 의식, 과거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노선 피해자였던 서민과 빈곤층 지지기반을 겨냥한 반미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양국간 대치는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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