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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9 22:29 수정 : 2006.02.09 22:29

이집트의 문호이자 최고의 지성으로 일컬어지는 나깁(나집) 마흐푸즈(94)가 서구 언론의 마호메트 풍자만평 게재는 "모든 무슬림의 뺨을 때린 것과 같다"고 비난하며 이슬람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해당국 상품의 불매운동을 지지하고 나섰다.

1988년 아랍권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마흐푸즈는 9일 발행된 알-아흐람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덴마크 신문이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를 풍자한 것은 분명한 실수였다며 현 상황에서의 유일한 대응방안으로 불매운동 지지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덴마크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떤 종교를 갖고 있든 지 간에 모든 종교적 상징물을 존중해야 함을 알아야 한다며 이번 사태는 모든 무슬림들, 특히 온건한 무슬림들에게 상처를 안겼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 년 간 온건한 무슬림들은 열린 마음으로 문명 간 대화와 종교 간 공존을 추구해 왔다며 만평파문은 그런 생각을 가진 온건한 무슬림들에게는 엄청난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마흐푸즈는 이번 사태는 서구세계가 이슬람권과의 대화 및 공존에 냉담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는 호재가 될 것이라며 그들은 서구세계가 이슬람을 경멸하고 깔본다는 논리를 펴면서 대결상태로 몰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문명 충돌론을 주장해온 극단주의자들은 서구 문명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예언자의 말을 실천에 옮기며 투쟁하는 것이라고 강변하게 됐다며 이런 결론을 내리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마흐푸즈는 언론자유를 내세우며 마호메트 풍자만평 게재를 옹호하는 서구의 시각과 관련, "모든 종교적 상징물을 조소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반대한다"며 "표현의 자유와 종교적 상징물에 대한 경멸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례로 "모든 사람에게 팔을 뻗칠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는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의 얼굴을 때리지 않는 범위에서만 인정된다"며 "팔을 뻗칠 수 있는 자유는 다른 사람의 얼굴이 시작되는 곳에서 끝이 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흐푸즈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서구 언론들의 마호메트 풍자만평 게재는 "모든 무슬림들의 뺨을 때린 것과 같다"며 설득력 있는 자유 행사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마흐푸즈 자신도 마호메트를 모독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그는 자신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장편소설 `게벨라위의 아이들' 때문에 지난 94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로부터 암살공격을 받아 죽을고비를 넘겼다.

이 사건 이후 그는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 외부활동을 접은 채 카이로의 자택에서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

이집트 관영지 알-아흐람에 1959년 연재된 `게벨라위의 아이들'은 마호메트를 모독하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이유로 이집트의 최고 이슬람 종교교육기관인 알-아즈하르에 의해 금서로 지정돼 있다.

이로 인해 1967년 레바논에서 처음 출간된 이 소설은 정작 마흐푸즈의 조국인 이집트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작품임에도 아직까지 단행본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마흐푸즈는 최근 알-아즈하르에 이 소설이 출간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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