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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9 23:57 수정 : 2006.02.09 23:57

예언자 마호메트의 친구들이 묻힌 것으로 알려진 1천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예루살렘의 무슬림 공동묘지 위에 이스라엘 정부가 박물관을 짓고 있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인데펜던트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와 예루살렘 시 당국은 1억5천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예루살렘 무슬림 공동묘지 위에 `관용 박물관' 건립을 위한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관용 박물관'은 완공이 되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사이먼 위젠탈' 센터에 헌납될 예정이다. 위젠탈은 `홀로코스트'를 세계에 알리고 나치 전범을 추적해 처벌하는데 앞장섰던 인물로 `나치 사냥꾼', '유대인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예루살렘 시 당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위젠탈의 업적을 기리고 유대교와 다른 종교들 간의 관용과 존중, 통합의 정신을 강조할 목적으로 이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초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무슬림들의 무덤과 유골이 마구 파헤쳐지고 있어 팔레스타인인을 비롯한 이슬람 사회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무슬림 묘지에 조상들이 매장돼 있는 3개 팔레스타인 가구를 대표해 이스라엘 사법부 소속인 이슬람 법원에 공사중지가처분 소송을 낸 더레이엄 사이프 변호사는 "다른 사람들의 무덤 위에 `관용 박물관'을 세운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면서 "영국과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비도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슬람법원의 공사중지명령에도 텐트 속에서 발굴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면 관용이 아니라 정반대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 했다.

이슬람 율법학자 이크레마 사브리는 "묘지는 1천500년 이상 사용됐으며 예언자 마호메트의 친구들이 묻힌 신성한 곳"이라면서 "공사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슬림 묘지는 이스라엘 정부가 1948년 1차 중동전쟁 이후 `주인없는 땅'이란 이유로 국유지로 편입시킨 뒤 소유권이 예루살렘 시로 넘어갔다. 이슬람 사회는 별도의 법원에 이스라엘 정부의 토지 수용이 불법이라는 취지의 또 다른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한편 묘지 발굴을 진행 중인 이스라엘 문화재국의 오스낫 고아즈 대변인은 "역사가 오랜 예수살렘에서는 묘지 위에 건물을 짓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라면서 "묘지 위 건축이 금지되면 아무것도 지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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