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15 19:18
수정 : 2006.03.15 19:29
부시 안정 장담에도 하룻새 87명 희생자 발굴돼
오는 20일 이라크전 개전 3돌을 앞두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를 통합할 수 있다며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바그다드 등지에서 하루 사이에 종파분쟁의 희생자 87명이 처참한 모습으로 발굴 되는 등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라크 경찰은 14일 밤 “최근 24시간 동안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87구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바그다드 동부 변두리의 시아파 거주지역에서는 속옷만 걸친 29구의 남성 주검이 한 구덩이에서 발견됐다. 또 바그다드 서부 수니파 밀집지역 도로에서 15구의 주검이 미니버스에서 발견됐고, 이밖에 시아파와 수니파 지역을 가리지 않고 40여 구의 주검이 바그다드에서 발견됐다. 모술에서도 종파분쟁의 희생자 주검 3구가 나왔다. 미군 당국은 지난 13일 안바르주에서 총격전 중 미군 2명이 사망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라크 경찰은 새로 발견된 주검들이 지난 12일의 종파 간 충돌을 전후해 희생된 사람들일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충돌에선 58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또 14일에는 성지인 카발라로 향하던 시아파 행렬 사이에서 폭탄이 터져 1명이 죽고 7명이 다치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이라크 내무부는 15일 오후 8시부터 의회 개원일인 16일 오후 4시까지 바그다드 전역에 차량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임시내각은 16일을 바그다드의 공휴일로 지정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2004년과 2005년 폭탄테러가 잇따라 발생했던 시아파 최대 기념일인 아슈라를 맞아 이라크에 미군 병력을 소폭 증강 배치할 방침을 내비쳤다.
한편, 의회 개원을 앞두고 주요 종파 지도자들이 14일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 잘마이 칼릴자드와 국가수반 선출 문제를 논의했지만, 수니파 지도자들이 현행헌법 폐기를 주장하는 등 의견이 엇갈려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고 <에이피통신>이 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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